현대자동차 파키스탄 현지 직원들이 나노 쿨링 필름을 차량에 시공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는 자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 쿨링 필름 시범 적용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차는 최근 파키스탄 제2의 도시 라호르에서 70여대의 차량에 나노 쿨링 필름을 무상으로 부착해 주는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 캠페인을 진행했다.

여름 최고 기온이 50도를 넘는 라호르는 지난 2022년 대기오염 세계 1위를 기록할 만큼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 여기에 파키스탄은 보안상 이유로 자동차의 틴팅 필름 부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 에어컨의 과도한 사용 등으로 인한 연료 소모가 대기 오염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대차는 라호르 주민들이 겪는 경제적·환경적 어려움을 최신 기술력을 통해 개선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이번 캠페인에 적용된 나노 쿨링 필름은 기술 상용화 직전 단계로, 현대차는 시범 부착을 통해 실증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추후 양산을 위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파키스탄 현지 고객이 나노 쿨링 필름이 적용된 차량을 살펴보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 쿨링 필름은 열 방사 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사 냉각 기술을 적용해 기존 틴팅 필름보다 냉각 성능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의 자체 실험 결과 여름철 낮 동안 야외에서 실제 차량의 실내 온도를 비교 평가한 결과 나노 쿨링 필름을 적용한 차량의 운전석 헤드레스트 부분 온도가 일반 틴팅 필름을 적용한 차량 대비 최대 10.98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틴팅 필름을 적용하지 않은 차량과 비교해서는 최대 12.33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노 쿨링 필름이 적용된 차량(아래)과 적용되지 않은 차량의 파키스탄 현지 온도 비교 평가 결과. [현대차 제공]

나노 쿨링 필름은 ‘기술적 진보를 통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목표 아래 현대차그룹이 연구 개발 중인 핵심 기초 소재 기술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월 나노테크데이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나노 쿨링 필름의 개발 성과를 최초 공개한 바 있다. 특히 나노 쿨링 필름이 전기차에 적용되면 주행가능거리(AER) 개선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현지 언론과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으며, 필름을 부착한 고객의 차량에 ‘MADE COOLER(더 시원한, 더 멋진) BY HYUNDAI’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광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캠페인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나노 쿨링 필름의 기술 완성도를 더욱 높여 향후 출시될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