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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 돌고래들 약 먹이고 무리하게 쇼 투입”… 결국 4일 만에 죽었다
거제씨월드 큰돌고래들이 쇼에 동원된 모습. [핫핑크돌핀스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 2월 거제씨월드에서 잇달아 폐사한 큰돌고래들이 죽기 직전까지 약을 먹으며 강제로 쇼에 투입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동물단체 '핫핑크돌핀스'와 윤미향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거제씨월드에서 큰돌고래 '줄라이'와 '노바'가 지난 2월 25일과 28일 연달아 숨을 거뒀다.

핫핑크돌핀스는 윤미향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두 사망 돌고래의 부검소견서와 의무기록부 및 돌고래쇼 투입 일지를 토대로 "질병에 걸린 돌고래들에게 충분한 휴식권이나 건강권을 업체 측에서 보장하지 않고 아픈 돌고래까지 무리하게 공연에 투입했다가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노바는 지난해 12월부터 설사와 거품 대변 등 장에 문제가 있는 증상을 보였다. 그러다 2월 내내 대장 질환에 시달리며 이상행동을 보였으나, 거제씨월드는 한 달 사이 10차례에 걸쳐 노바에게 항생제와 대장 질환 약물을 투여하고 쇼를 지속했다.

[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캡처]

쇼에 동원되길 거부하기까지 했던 노바는 2월 24일까지 쇼에 투입됐다가 결국 나흘 뒤인 28일 장 꼬임에 의한 쇼크로 폐사했다.

줄라이 역시 1월부터 정맥염에 시달렸고, 2월 구토와 설사 등 노바와 동일한 대장 질환을 앓다가 노바보다 앞서 25일 생성 대장균성 패혈증으로 죽었다.

해양수산부의 노바 부검소견서에는 노바가 죽기 전 수소 내부를 들이받아 부리 끝에 찢어진 상처가 났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큰돌고래의 수명은 약 30년이지만, 줄라이와 노바는 폐사 당시 비교적 어린 나이인 18세, 14세였다.

핫핑크돌고래와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는 동물원수족관법 제15조와 야생생물법 제8조 위반, 즉 동물학대로 인한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행정조치 권한을 가진 경상남도청은 두 돌고래 죽음과 관련하여 거제씨월드에 대한 즉각적인 영업 중단과 수족관 허가 취소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직접 경찰에 고발해 거제씨월드의 동물 학대 행위에 대해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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