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도시주택공급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 결과에 따른 인적 쇄신을 준비하는 가운데 인선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섣불리 인선에 나섰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경우 추가적인 민심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야권에서는 연일 윤 대통령에 만남을 주문하고 있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총리, 대통령실 비서실장 인선에는 예상보다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언론에서는 이르면 주말 인사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을 포함한 실장·수석급 고위 참모진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현재 비서실장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장제원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총리에도 주호영 의원, 권영세 의원, 김한길 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처럼 인선에 대해 장고에 나서는 건 인사 검증, 여론 동향을 꼼꼼히 살펴야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통령실은 "인물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류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주변과 의논하고, 급하게 달려온 부분에 대한 되돌아볼 시간도 필요하다"고 전한 바 있다.

의료개혁 등을 포함한 국정과제, 대여·대야 관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인선에 잡음을 만들지 않겠다는 기류다. 국정공백을 막기 위한 행보가 오히려 추가 스텝을 엉키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통령실은 복수의 인물을 놓고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쇄신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총선 결과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발표하는 시기도 관심사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시기, 방식, 내용 등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한편 야권이 영수회담을 촉구하면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이 성사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 이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며 "원내 제3당의 대표인 나는 언제 어떤 형식이건 윤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며 "공개회동 자리에서 예의를 갖추며 단호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공개 요청에 대한 용산 대통령실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