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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매가 200만원인데 관리비 6000만원 ‘오픈형 상가’의 몰락
업종 제한에 관리비 부담 쌓여
동대문 밀리오레 상가 모습 이건욱 PD

오프라인 상권 침체가 장기화되며, 서울 안에서도 상가 한 호실이 수백만원대 가격으로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물건의 경우 업종 제한이 있는 복합상가 안에 있어 특정 업종을 운영해야 한다. 또 거듭된 유찰로 미납 관리비가 쌓여있을 수 있는데 납부해야 하는 관리비 총액이 얼마인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9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광진구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 상가 4층이 경매로 나와있다. 강변 테크노마트는 테마형 상가인데 4층의 경우 수입 전자제품을 판매해야 한다. 강변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해당 구좌) 낙찰이 쉽게 되지 않는 이유는 집합상가 업종규제로 상가 업종이 ‘가전’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라며 “업종을 바꾸려 규정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데 소유자 70% 동의를 얻어야 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에 부쳐진 구좌는 감정가 3000만원의 7% 수준인 206만2000원를 최저 입찰가로 해 시장에 나왔다. 2021년 8월 강제경매에 부쳐져 유찰을 5차례 반복하다 2023년 4월 993만원에 낙찰됐으나 대금 미납으로 재매각이 진행됐고, 이후로도 7차례 유찰이 이어졌다. 다음 매각 기일은 이달 22일이다.

해당 물건 전용면적은 11㎡이며 양 옆에 다른 상가가 입점해있어 확장이 어렵다. 미납 관리비도 관건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해당 구좌 미납 관리비는 6000만원이다. 연체료가 포함된 금액인데, 채권자인 강변테크노마트 측은 낙찰자로부터 연체료를 받지 않고 관리비 원금(약 3200만원)만 받을 계획이다.

중구 을지로6가에 위치하고, 지하철 2·4·5호선이 지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인접한 동대문 밀레오레 상가 건물 역시 5~7층에서 한 구좌 씩 총 3개 구좌가 통합으로 경매 시장에 나왔다. 최저 입찰가는 523만4000원이며 감정가(3900만원)의 13% 수준이다. 이 물건은 2022년 8월 강제경매 개시 결정이 났고 이후 9차례 유찰됐다. 다음 매각 기일은 이달 23일이다.

이 물건도 업종 제한에 묶여있다. 5층은 가방, 주얼리 등 패션잡화 업종, 6층은 민속공예품과 케이팝, 한복 등 업종, 7층은 신발 업종을 운영해야 한다. 면적은 총 전용 12㎡로 각 3.84㎡씩이다. 해당 물건의 경우 층마다 옆 구좌도 모두 공실로, 주변 구좌를 같이 매입한다면 보다 큰 면적의 상점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공실 장기화로 납부해야 하는 관리비가 지난해 8월 기준 5360만3320원이다.

물론 미납된 건물 관리비를 낙찰자가 납부하는 게 부당하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2019년 한 낙찰자가 경매로 매입하게 된 점포 미납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겠다고 건물 관리회사를 상대로 ‘부당이익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판례가 존재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장기간 공실로 있던 상가의 경우 공용부분 관리비 미납분이 많을 것”이라며 “채권소멸시효는 3년이지만 이런 물건 같은 경우 상가 관리단 측에서 가압류를 하거나 판결을 받아놓은 경우가 대다수라 낙찰자가 미납 관리비 전액을 인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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