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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外人 100일간 삼성그룹株 8.6조 ‘폭풍 쇼핑’…역대 최대 [투자360]
外人 삼성그룹株 순매수액, 코스피 총 순매수액의 48.13%
삼성전자, 外人 삼성그룹株 순매수액 86.8% 차지
外人, ‘밸류업’ 수혜 삼성물산 1.1조·‘바이오株’ 삼바 0.5조 순매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해 첫 100일간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BUY) 삼성’ 움직임이 역대 가장 강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17개주(株)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이 8조6000억원에 육박하면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붐에 더해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반등 사이클에 올라탄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에 대한 초강력 매수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여기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 주도 주가 부양책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수혜주와 전체 섹터에 호재가 이어졌던 바이오주에 대한 순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外人 삼성그룹株 순매수액, 코스피 총 순매수액의 48.13%

9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삼성그룹 17개 상장주에 대한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을 분석했다.

이 결과 전날 종가 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그룹주에 대해 총 8조5895억원에 이르는 순매수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가 관련 수치를 제공하기 시작한 지난 1999년 이후 연간 기준 최대치다.

역대급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세란 평가가 나왔던 1년 전 같은 시점(7조6612억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12.12%나 늘어한 수치다.

올해 삼성그룹주는 국내 증시 전반에 불었던 ‘바이 코리아(국내 증시 순매수세)’ 분위기를 이끄는 주도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초반 100일간 코스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8조1034억원으로 삼성그룹주가 전체 순매수액의 94.54%를 독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액 17조8475억원 중 48.13%를 삼성그룹주가 차지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1년 전에 비해 올해 초엔 글로벌 AI 반도체 랠리로 SK하이닉스 등 다른 주요 반도체주로도 외국인 투자금이 고르게 퍼졌다”면서 “작년 국내 영업익 최상위를 차지한 현대차·기아 등에 대한 연속적인 실적 호조 기대감이 투심으로 이어졌고,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는 주요 금융주 등에도 상당한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국내 증시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와 ‘자동차 대장주’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각각 1조7075억원, 2조2487억원에 달했다. 두 종목 모두 같은 기간 역대 최대 외국인 순매수세다.

삼성전자, 外人 삼성그룹株 순매수액 86.8% 차지

삼성그룹주 가운데 올 들어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던 종목은 ‘반도체’ 섹터의 삼성전자다.

전날 종가 기준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 7조4553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의 86.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차세대 AI용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추격세가 뚜렷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외국인들의 투심이 쏠린 것으로 평가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이 모바일·네트워크 부문의 실적 둔화를 상쇄하고 남을 것”이라며 “12단 HBM3E에 대한 인증이 올해 내로 완료될 예정인 만큼,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이 올해 2분기 개시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일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을 통해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7%, 931.25% 상승한 금액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보다도 25% 이상 높았다.

2분기를 넘어 연간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매수세에 속도를 더할 요소로 평가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대만 지진, 양안 관계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의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라며 “대만에 위치한 생산 시설이 글로벌 파운드리 공급의 69%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대만 지진 영향으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外人, ‘밸류업’ 수혜 삼성물산 1.1조·‘바이오株’ 삼바 0.5조 순매수

‘밸류업’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지주사주인 삼성물산, 연구·개발(R&D) 관련 업계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바이오’ 섹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작용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각각 1조1373억원, 5004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이재용 회장 일가는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그룹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 중이다. 삼성물산의 PBR은 전날 종가 기준 0.92배로 ‘1배’에 미치지 못하는 대표적인 ‘저PBR’주다. 올해 초 정부가 의욕적으로 나선 ‘밸류업’ 드라이브가 호재로 작용, 삼성물산 주가는 올 들어 16.76%나 상승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에 대해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 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세는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국내 증권사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올해 중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 금리 인하)이 바이오 섹터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황 개선에 대한 전망 덕분에 외국인의 투심이 몰렸다는 것이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은 계획된 생산 스케줄을 고려했을 때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이 전년에 이어 반복될 전망”이라며 “올해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1조2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 연초 제시된 가이던스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실적이 이어질 하반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평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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