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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만전자’ 꿈 이뤄지나
반도체업황 회복 기대감 발판
삼성전자 3년만에 가파른 상승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열풍에도 수혜권에서 벗어나 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1위 상장사인만큼 덩치가 큰 주식이지만 지난 몇년간의 정체기가 무색하게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1년 1월 당시 9만6800원을 찍으며 10만원 돌파가 기대됐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다시 3년만에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 2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을 발판 삼아 자금을 빨아들이며 8만원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1일보다 3.66% 올라 52주 신고가인 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5000원 선까지 오른 것은 2021년 4월 7일(8만5600원·종가기준) 이후 3년 만이다. 시가총액은 506조8345억원으로 2021년 4월 20일(500조8647억원) 이후 3년 만에 500조원대를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1조25억원)와 삼성전자우(726억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7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순매도인 셈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는 11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데다 달러 강세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조성됐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를 꺾지는 못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데이터센터 및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매출이 증가했고 1분기 가격 인상폭도 확대되리라는 것이 상승의 배경이 됐다”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목표주가 상향과 메모리 가격 상승에 5% 넘게 오른 것도 국내 반도체주에 호재가 됐다.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미반도체(2.25%)가 장중 15만2800원으로 재차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0.43%)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종목이 포함된 전기전자(1.85%) 업종은 이날 코스피 업종 중 가장 많이 올랐다. 1% 넘게 오른 업종은 전기전자와 정부의 밸류업 추가 지원책 발표의 영향으로 오른 보험(1.02%)뿐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상승 마감한 종목은 5개로, 이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3개 종목은 삼성생명(1.53%), KB금융(0.73%), 하나금융지주(0.18%)로 모두 밸류업 수혜주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이었다. 코스피 전체로 봐도 667개 종목이 하락하고 224개 종목이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약세 분위기였지만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크게 오르면서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5.30포인트(0.19%) 오른 2753.16으로 2750대를 지켜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시즌을 앞두고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단기 급등에도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적으로 인공지능(AI) 투자가 확대되고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적용한 IT 기기의 교체 수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가 예상을 상회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이슈는 AI 투자 확대 및 관련 기업의 실적 상향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엔비디아와 한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투자 초점을 지속적으로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나 개인들은 지난 2일 삼성전자 주식을 9354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26일부터 6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했는데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금액은 3조원이 넘는다.

2021년 1월 주가가 9만원대에 오르며 ‘삼성전자 붐’이 불었을 당시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가 장기간 물려있던 개인투자자들이 오랜만에 찾아온 상승 랠리를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가인 9만6800원까지 올랐었는데 이후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서 이듬해 5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90층’(9만원대)에 묶였다며 주식을 처분할 기회를 뜻하는 ‘구조대’를 기다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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