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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는 전기야” AI 열풍에 데이터센터도 폭증…K-산업에는 큰 기회? [비즈360]
“전 세계적으로 사흘에 하나씩 데이터센터 생겨”
데이터센터 감당할 전력 인프라 부족 및 노후
전력기기 업체 변압기 경쟁력 강화
LS전선, 대한전선 해외 생산기지 구축 논의
한화솔루션 올해 솔라허브 완공 계획
SMR 역량 키우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상황 예의주시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영대·김은희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인프라 기업들에도 대형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데이터센터가 가동되기 위해서는 많은 전력이 필요하지만 정작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노후돼 이에 대한 솔루션을 국내 인프라 기업들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열풍 후광이 K-산업으로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빌 바스 아마존웹서비스(AWS) 부사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에서 “전 세계적으로 사흘에 하나씩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는 800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설치돼 있다고 알려졌다.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AI보다 데이터 처리 양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된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업들은 여전히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으로 진단하고 있다.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에서 일부 변압기들이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문제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설에는 많은 전력이 필요한데,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전력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전 세계 데이터센터 중 약 3분의 1이 집중된 미국의 상황은 심각하다. 전체 전력망 중 70% 이상이 설치된 지 25년 넘었다. 전력망 수명이 20~30년인 점을 고려할 때 하루빨리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전력 인프라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국내 인프라 업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변압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만들어 낸 전기를 가정, 공장 등에 송전하기 이전에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역할을 한다. 한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송·변전 과정에 필요한 기기 중 변압기가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8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수출을 지원하는 울산 공장에도 272억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 시장을 눈여겨 본 효성중공업은 2019년 4650만달러(약 620억원)를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일본 미쓰비시 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미국에 변압기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LS일렉트릭은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들이 해저케이블을 점검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LS전선, 대한전선 등 전선 업체들은 해외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LS전선은 미국에 해저케이블 생산시설 구축을 고려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력이 늘어나면서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해저케이블은 해상풍력 발전단지에서 생산되는 전기가 육지로 송전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전력기기, 전력망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도 수혜가 기대된다.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적 데이터센터 사용 전력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나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으로 충당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화솔루션 미국 달튼 1공장에서 태양광 모듈이 생산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주요 기업은 이미 친환경 전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신규 버지니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최대 35% 충당할 수 있는 소형모듈원전(SMR)을 지을 예정이다. 구글도 신규 캔자스시티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태양광 발전 전력 400㎿(메가와트)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올해 솔라허브 구축을 발판으로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솔라허브는 한화솔루션이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다. 이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모듈 생산능력을 8.4GW(기가와트)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확장 운영이 최대 고민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올해 초 총 12GW 규모의 장기 태양광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이는 미국 태양광 파트너십 중 역대 최대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으로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서비스도 포함하고 있다.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확보를 바탕으로 여러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한화솔루션의 계획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전시한 소형모듈원전(SMR) 모형. [두산 제공]

글로벌 SMR 파운드리(위탁생산기업)로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도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업계에서 선두로 평가 받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SMR 기자재 우선 공급권을 확보했다.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와도 지분 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1월에 열린 CES에서 SMR 스케일 모형을 처음 전시하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AI 발전에 따라 데이터센터 설치가 늘면 자연히 전력 수요도 크게 증가할텐데 SMR과 같은 차세대 에너지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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