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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스크바 테러’로 비상 걸린 서유럽…이탈리아 등 줄줄이 안보 강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에서 무장한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프랑스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발생 이후 자국 내 보안 태세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무차별 테러가 발생하자 서유럽 국가들도 테러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올여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둔 프랑스가 국가 안보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한 데 이어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들도 보안 강화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는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번 주말 부활절로 이어지는 성주간(고난주간)을 맞아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31일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이번 주 로마와 바티칸시국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를 소화할 예정으로, 이들 행사에는 대규모 군중이 밀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고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장소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감시와 검문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는 전날 국가 보안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5일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의 배후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지목하고 이들이 프랑스에서도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측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모스크바) 테러를 계획하고 수행한 것은 IS의 조직이었다"라며 "이들은 지난 수개월간 우리 영토에서도 여러 차례 (공격)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보안 태세 격상 이유에 대해 "(모스크바)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IS 측 주장과 우리나라를 괴롭혀 온 (IS의) 위협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하며 올해 들어 프랑스가 테러로 연결될 수 있는 시도를 두 차례 저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영토의 모든 곳에 예외적인 수준의 (안보)수단을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탈 총리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는 군인 3천명을 기차역, 예배당, 학교, 극장 등에 배치했으며 이외에도 4천명의 또 다른 안보 인력을 대기토록 했다.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한 추모객이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꽃다발을 놓고 있다. 지난 22일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로 최소 13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독일도 테러 위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독일 당국은 이미 모스크바 테러 이전인 지난 14일 극우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무기상을 급습해 총기 수백정과 무기 부품, 탄약 등을 압수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독일 내무부의 코넬리우스 풍케 대변인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풍케 대변인은 모스크바 테러로 인해 독일 당국의 위험 평가 정도는 아직 변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발칸 반도의 친러시아 국가 세르비아에서는 지난 주말 기관총을 든 비밀경찰이 수도 베오그라드를 순찰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AP가 전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비밀경찰과 사복 경찰이 베오그라드의 경기장과 쇼핑몰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럽 국가들이 잇달아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이유는 굵직굵직한 행사들을 여러 건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인근에 마련된 무차별 총격 테러 희생자 추모 공간 앞에서 애도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공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두고 간 꽃, 양초, 곰인형이 점점 쌓여갔다. 연합뉴스

독일에서는 오는 6~7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가 열리고, 바로 뒤이어 프랑스 파리에서는 하계올림픽이 개막한다. 이들 행사에는 관광객 등 수십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대형 이벤트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과녁이 되기 쉽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급진주의연구소(ICSR)의 토레 해밍 연구원은 "서유럽은 이미 오래 전부터 (IS의) 목표물이 돼 왔다"며 "프랑스 올림픽을 공격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IS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며 이미 계획 일부는 실행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경고했다.

해밍 연구원은 많은 IS 대원들이 서유럽에 접근성이 좋은 튀르키예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이 가자 전쟁으로 더 활발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가자 전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반유대주의, 반서방 기류가 고조됐고,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이 이를 틈타 대원들을 포섭하기 용이해졌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인 '극단주의 대응 프로젝트'의 한스 야콥 쉰들러 대표는 가자 전쟁으로 인해 "알카에다, IS, 하마스, 헤즈볼라 등의 이슬람주의 선동이 늘었다"며 "이들은 모두 자신들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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