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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가방 이제 안 들어요”…학부모 총회룩 트렌드는 ‘꾸안꾸’? [언박싱]
학부모총회룩 온라인서 관심 늘어
미니멀리즘 따라 트위드재킷 인기
비교 거부 ‘빈손 패션’ 학부모들도
유튜브에 올라온 학부모 총회 패션 관련 쇼츠.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총회룩에 가방 뭐 들고 가냐고요? 저는 가방 안 들어요.”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일명 ‘학부모의 데뷔 패션’으로 불리는 총회룩(look)에 대한 관심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다녀오기 전 스타일링을 묻는 학부모부터 관전 후기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3월 중순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순으로 이어지는 학부모 총회는 학부모가 학교 운영계획을 듣고 담임교사를 처음 만나는 자리다.

최근 미니멀리즘 열풍으로 학부모 사이에서는 대놓고 명품 로고를 드러내기보다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패션이 자주 언급된다. 명품 가방을 일부러 들고 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대신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단정함을 연출하는 스타일이 뜨고 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격식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 의류 매출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여성 아우터 카테고리 내 판매순위 10위권은 모두 깔끔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재킷이 차지했다. 올해 트위드 재킷의 인기 속에서 트위드 재킷은 상위 10개 제품 중 절반을 차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한 장식이 없이 캐주얼하면서 이른바 ‘꾸안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상품, 그리고 화려한 프린트가 없는 단정한 흰 셔츠나 실크 블라우스나 경쾌한 기장의 크롭 셔츠가 인기”라고 전했다.

삼성물산 패션 SSF샵에서도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30·40 여성 품목별 매출은 재킷, 셔츠·블라우스, 원피스 카테고리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특히 트렌치코트, 스카프·머플러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70%, 60% 신장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학부모룩 관련 올라온 포스트.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박모 씨는 “지난해 입학식보다 확실히 힘을 덜 준 느낌”이라며 “그래도 에르노, 몽클레르 같은 경량 패딩이나 막스마라 코트 등 로고플레이는 없지만, 디자인으로 유명한 패션에 진주 등 아이템을 착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어떤 가방을 들고 갈지에 대한 고민에는 더로우,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가방이 언급된다. 이와 동시에 “가방을 들고 가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많아진 것도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다. 아파트 단지 인근 초등학교의 경우 도보권인 만큼 편안한 차림으로 간다는 이들도 많다.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방에 대한 학부모 시각은 극과 극”이라며 “사실 현장에서는 다 상대방을 훑어본다. 화려한 가방 노출이 세련되지 못하다고 느끼거나 평가 대상이 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회룩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경남에 거주하는 30대 학부모 고모 씨는 “이미지가 중요하긴 한데 뭘 입었는지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깔끔하게만 입고 가면 된다”고 했다.

전문가는 드러내지 않는 패션 자체가 유행이 됐다고 진단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유행을 따라가는 것은 집단에 소속되려는 일종의 본능이라고 분석하며 “올드머니룩에 이어 미니멀리즘이 유행이 된 상황에서 명품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세련미를 극대화하는 트렌드가 엄마들의 행동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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