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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1000만원 전기차’에 테슬라 2000만원대로 맞불…美·中 치킨게임 돌입하나 [여車저車]
中전기차 자국 넘어 수출 방점…BYD 非중국시장 첫 10위권
유럽서 존재감 확대·한국 승용 시장 진출도 초읽기
저가 경쟁으로 테슬라와 치킨게임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거대한 내수 시장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자국 시장을 주무대로 활동했지만 이제는 수출 확대에 방점을 찍고 공격적인 시장 확대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BEV+PHEV) 대수는 40만5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8.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BYD(비야디)가 처음으로 글로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BYD는 지난해까지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시장 통계에서는 선두권에 있었지만, 비(非) 중국 시장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

BYD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에 참가, 승용차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BYD 제공]

하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1.6%에 그쳤던 비중국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까지 확대됐다. 이 기간 동안 성장률은 무려 298.2%로, 10위권 업체 중에서 가장 높았다. BYD 외에 중국의 지리자동차도 올해 6.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수출 물량의 약 40%가 유럽연합(EU) 국가로 향했다. 영국 등 EU 소속이 아닌 유럽 국가로 향하는 물량도 15%를 차지하는 등 중국의 전기차 수출의 55%가 유럽에서 소화되고 있는 것이다.

BYD는 오는 2030년까지 유럽 시장 점유율 10%에 해당하는 80만대를 연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올해는 전체 판매 목표인 400만대 중 40만대를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세계 시장에 판매한 전기차 대수(40만4530대)와 유사한 수준이다.

신흥시장에서도 BYD의 영향력은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에선 지난해 하반기 5개월 연속 전기차·하이브리드카 1위를 차지했고, 태국·싱가포르·콜롬비아에서도 지난해 전기차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월 BYD는 인도네시아 승용 시장에 대한 공식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 2월 개최된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에 참가했다.

BYD가 한국 승용시장 진출도 저울질하는 점도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BYD는 2016년 한국법인 BYD코리아를 설립하고, 전기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판매를 전개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BYD가 승용 전기차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미 국내 전기 버스 시장에서는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전기버스 시장의 55%를 중국산이 차지했다.

BYD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배터리 생산부터 완성차 제작까지 안정적인 수직계열화를 달성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BYD의 전기세단 ‘씰’을 해체해 분석한 결과 부품의 75%를 자체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BYD는 가격 인하를 통해 전기차 생태계를 교란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BYD는 최근 소형 전기차 ‘시걸’의 중국 내 최저가를 1만달러(1313만원) 아래로 인하했다. 1만달러 미만의 전기차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본 버전의 경우 9700달러부터 시작한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 차량이 미국으로 수출될 경우 중국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현지에서는 초저가격인 1만5000달러대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전 중인 테슬라 승용차들[연합]

미국 1위인 테슬라 역시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BYD와 ‘치킨게임’에 돌입한 상태다.

테슬라는 지난해 여러 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올 1월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한 차례 더 내렸다. 지난달부터 중국에서는 ‘모델Y’ 구매자에게 현금 할인도 제공하고 있다. 테슬라는 3000만원대의 저가 전기차 ‘모델2’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델2의 가격이 2000만원대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월가 투자자문사 애널리스트들의 발언을 인용해 “테슬라의 모델2 전기차가 연간 100만대 이상 양산되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중국차의 공세 속에 대응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BYD를 비롯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기지 건설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 공장을 구축, 운송비 등을 절감하고, 각국 정부의 인센티브 혜택까지 노리고 있다.

BYD는 지난해 7월 아시아 밖 첫 전기차 허브로 브라질을 낙점했고, 이어 12월에는 헝가리에도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멕시코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현재 한국의 충청북도 역시 BYD 전기차 공장 유치를 위한 논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창안자동차는 지난해 4월 태국 동부경제회랑 지역에 전기차 생산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점진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중국 광저우자동차(GAC)도 태국에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시설 구축을 발표했다.

중국산 전기차 공습에 맞서 세계 각국이 장벽을 쌓는 모습도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올리는 내용의 법안이 지속 발의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11월까지 예정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가 끝나기 전인 7월, 징벌적 성격의 잠정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역시 최근 ‘2024년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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