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영화 파묘’ 600만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정작 감사해야 할 이들은 따로 있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빛을 보는 듯 했으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득세로 고전을 면치 못 하던 영화관들이 꿈틀대고 있다.
올해 1분기가 채 되기도 전에 파묘가 관객들을 빨아들이면서 ‘1000만 관객’ 등극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OTT를 통해 선보인 콘텐츠들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영화관들은 이용자에게 더욱 외면 받고 있는 터였다.
파묘가 개봉한 지 2주 만에 영화관 누적 매출액만 ‘약 300억원’으로 나타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본격적인 ‘반전’을 기대 중이다. 동기간 가장 많은 상영관을 보유한 CJ CGV는 영화 티켓으로만 약 150억원을 번 셈이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개봉한 파묘가 흥행하면서 누적매출 ‘약 650억원(8일 오전 기준)’를 기록했다. 이중 영화관 수익은 티켓 가격당 영화발전기금 3%, 부가세 10%를 제외한 금액을 영화관과 배급사가 ‘절반’씩 나눈다.
대략적으로 계산하면 기금과 부가세를 제외한 매출이 약 600억원이라고 했을 때, 영화관들은 약 300억원씩을 가져가는 셈이다. 더욱이 파묘는 1000만 관객 동원이 시간 문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영화관은 좀처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 했다. 자금력을 앞세운 OTT와의 콘텐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티켓 가격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영화 티켓이 편당 약 1만5000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월 1만7000원 가량으로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OTT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특히 OTT가 내놓은 더글로리, 무빙, 소년시대 등 콘텐츠들이 흥행 몰이를 하면서 영화관 경쟁력은 더욱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은 1조2614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조9140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 할 뿐더러 동기간 극장 방문횟수도 2.44회(2019년 4.4회)로 반토막 수준이었다.
반전의 계기는 콘텐츠였다. 지난해 범죄도시3, 서울의봄 등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연달아 나오면서 적자일로에 있던 CJ CGV 등 영화 업계에도 숨통이 트였다. 특히 파묘의 흥행으로 CJ CGV는 2주 동안 영화 티켓으로만 약 150억원을 벌어들였다.
실제로 CJ CGV 사업보고서를 보면 매출 및 영업이익은 2020년 5834억원(-3887억원), 2021년 7363억원(-2414억원), 2022년 1조2813억원(-768억원)으로 악화되다가 지난해 1조5458억원(49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OTT와 경쟁에 밀리면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1000만 관객 영화가 다수 나오고, 올해 초부터 파묘가 1000만 관객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영화관 수요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