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대한의사협회(의협)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올라왔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해당 문건과 문건 속 직인은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의협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와 관련해 “문서와 문서에 찍힌 직인 모두 조작됐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에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명단이 담긴 ‘블랙리스트’ 작성·유포를 지시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문서 자체가 없다. 문서도 조작됐고 직인도 조작된 것”이라며 “의협 비대위 차원에서 문서 조작 관련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문서는 두 페이지 분량으로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왔다. 본인을 ‘의협 관계자’로 소개한 작성자가 ‘의협 내부 문서를 폭로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에 첨부된 문서에는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 및 유포, 개인이 특정되는 정보는 블러 처리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불참 인원들에 대한 압박이 목적이므로 블러 처리된 정보만으로 충분하다”며 “특정되는 정보는 모두 블러 처리되므로 위법 소지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

문서 서두에는 “6일 병무청장의 발언으로 집단행동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에 기존 지침 내용의 일부를 수정해 긴급 지침을 고지하니 참조바란다”는 설명도 나와 있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지난 6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공의가 수련 중인 기관에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면 내년에 입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서에는 의협 회장의 직인도 찍혀 있다. 하지만 의협 측은 해당 문서는 사실이 아니며 허위 문서를 만들고 배포한 이를 의협 비대위 차원에서 경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전날 의협회관 정례브리핑에서 의사 커뮤니티에서 병원 현장에 남아있는 전공의들을 비꼬며 색출 목록을 작성한 익명의 게시자에 대해서도 의협 차원에서 파악하겠다고 했다. 최근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전공의 집단사직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 남아있는 전공의를 ‘참의사’라고 조롱했으며, 이들의 소속 과와 과별 잔류 전공의 수로 추정되는 개인정보가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