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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일종 ‘이토 히로부미’ 망언 논란 확산…野 “공천 취소하라”[이런정치]
정청래 “친일본색, 애국심으로 심판해야”
우원식 “한동훈, 성일종 공천 취소하라”
성일종, 논란 커지자 “송구스럽게 생각”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인재 육성 필요성을 강조하는 예로 일제강점기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언급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4·10 총선 국민의힘 충남 서산시·태안군 후보인 성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정청래 의원은 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3·1절 기념사에서 기미독립선언 정신까지 왜곡하더니, 여기에 한 술 더 떠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 육성의 예로 든 망언이 터져 나왔다”며 “3·1절 행사 뒷배경이 왜 자위대 만세냐는 분노가 채 가시기도 전에 터져 나온 친일 본색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대로 친일 본색의 피를 이어온 집단의 감출 수 없는 친일 본색, 토착 왜구는 애국심으로 심판해야 한다”며 “이번 총선은 ‘못 살겠다, 정권심판’의 깃발 아래 ‘이게 나라냐,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는 분노로,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애국심 투표를 하는 선거다. 애국심 투표로 나라를 구하자”고 강조했다.

우원식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SNS에 게시한 글에서 “우리 청년들에게 장학금 전달하며 ‘이토 히로부미’의 일화를 인용한 성일종 의원은 제정신이냐”라며 “이토 히로부미가 장학금으로 유학을 다녀온 실력으로 저지른 짓이 을사늑약 강제체결과 조선의 식민지화”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성 의원은 자신의 망언에 대해 취재가 시작되자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언급 조차 금기시하는 것은 열등의식이라고도 했다”며 “이토 히로부미를 주권침탈의 원흉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을 한 순간에 열등감 있는 집단을 만든 희대의 망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공천된 후보들에게 ‘잘못된 비유나 예시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자’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냈다고 한다”며 “이토 히로부미 관련 망언이 단순히 부적절한 비유나 예시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극우적 역사의식을 축소하려는 한 위원장의 수준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한 위원장은 성 의원의 망언에 대해 사과하고 성일종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앞서 성 의원은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학생들에게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 일본의 작은 도시 하기(萩)에 있던 청년 5명이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겠다며 주 정부에 장학금을 요청했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해졌다. 성 의원은 “하지만 법적으로 장학금을 줄 수 없자 재정국장이 금고 문을 열어둔 채 나갔고, 청년들은 금고에 있던 금괴를 갖고 영국으로 가서 공부하고 왔다”고 했다.

성 의원은 이어 “그렇게 공부하고 돌아와 해군 총사령관 등을 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라며 “다음 세대를 키울 제도가 없을 때 금괴를 훔쳐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그 금괴로 공부하고 난 뒤 일본을 완전히 개발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고 그만큼 우리에게 불행한 역사이지만,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성 의원이 해당 발언을 한 다음날(4일) 자신의 SNS에 “이토 히로부미는 잘 키운 인재 -국민의힘 성일종-”이라는 짧은 글을 게시했다. 정청래 의원도 “이토 히로부미가 인재라면 이런 정신 넋빠진 소리가 인재(人災)다”라는 글을 올렸다.

망언 논란이 확산되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자당 총선 후보들에게 “낮은 자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는 “후보나 예비후보들은 우리 당의 얼굴”이라며 “잘못된 비유나 예시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성 의원은 6일 오후 자신의 SNS에 짧은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장학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취지와 다르게 비유가 적절치 못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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