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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스템공천 대원칙 깨졌다” 與 컷오프 현역, 연쇄 반발 [이런정치]
텃밭 초선 유경준-홍석준 탈락에 이의신청
부산 컷오프 안병길, 비대위에 재심 요구
울산 3선 이채익, 국민추천제에 무소속 출마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첫 도입된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이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최근 대거 컷오프(공천 배제) 된 지역구 현역 의원들이 공천 기준을 공개 비판하며 잇따라 이의를 제기했다. 총선을 30여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도입된 국민추천제에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까지 나왔다.

서울 강남병 공천에서 탈락한 초선 유경준 의원은 6일 오전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시스템 공천을 자부했던 공관위가 정량적 지표에 근거하지 않은 의사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전날 유 의원의 지역구에 영입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우선추천(전략공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어제 공관위에서 결정한 후보의 사회적 명망이나 자질, 능력에 대해서는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재심 및 공관위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통계청장 출신의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국민의힘 총선 공약개발본부 공약기획단장, 정책위 부의장, 국회 연금개혁특별위 여당 간사 등을 주요 직책을 다수 맡았지만 공천에서 탈락해 비윤계란 배경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유 의원은 “저 유경준의 경쟁력 조사 수치는 49.8%고, 2등 후보는 20% 초반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단수추천 기준인 ‘1위 후보의 지지율이 2위 후보보다 2배 이상’ 사항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사실과 다르다면 공관위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해 시스템 공천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당 공관위 입장문을 통해 “공관위가 실시한 본선경쟁력 조사 결과 1위 후보 49.6%, 2위 후보 41.3%, 3위 후보 38.1%, 4위 후보 35.2%, 5위후보 34.0%로 단수공천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시스템 공천에 입각해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천심사에 임했다”고 반박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대구 달서갑 공천에서 탈락한 초선 홍석준 의원도 같은 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홍 의원은 “유영하 후보 단수추천 의결이 큰 오점으로 작용해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려, 22대 총선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호인단이자 최측근으로, 전날 단수공천을 받았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시스템 공천의 대원칙은 잘 아시는 것처럼 현역의원 교체에 있어 과거 밀실공천이나 자의적인 사천이 아닌 평가에 의한 감점(을 한다는 것)”이라며 “저는 분명하게 대원칙에 반하는 게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배제됐다는 건 정무적 판단이란 미명하에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점이 고려됐다는 취지로, 시스템 공천의 원칙을 거스른다는 취지다.

이어 “(전날 공관위 발표 지역 중) 저만 국민추천제가 아니고 특정인 단수추천”이라며 “시스템 공천에 분명히 어긋났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측면에서 이의제기를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부산 서-동구 경선에서 배제된 초선 안병길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공관위의 이번 배제 결정은 불행한 가정사로 인해 한번 상처입은 저에게 또 다른 인격살인을 하는 것과 다름없는 가혹한 처사”라며 공관위가 아닌 비대위를 향해 재심을 요구했다.

안 의원은 과거 이혼 과정에서 사생활 문제가 불거졌다며 “전처의 투서로 인해 심사가 보류되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의로 소명서를 상세하게 작성하여 제출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결정이 나지 않고 계속 보류되자 그 이유를 따져 묻기에 이르렀고, 그때서야 사실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전처의 계속된 반발로 인한 정치적인 파장이 우려돼 쉽게 결정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없지만 가족 간의 반발로 인한 정치적인 파장이 우려돼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논리는 어디에 있는 공천기준인가”라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천기준 그 어디에 저런 기준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라”고 덧붙였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이상섭 기자

울산 남갑의 3선 이채익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국민의힘이 저를 버렸다. 저는 절대 좌절하지 않겠다”며 무소속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공관위가 전날 도입을 발표한 국민추천제 대상지역 5곳 중 1곳이다. 공관위는 현역 지역구 의원도 스스로 ‘셀프 추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전략공천 형식을 띄는 만큼 컷오프로 봐야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며 “당을 개혁하고, 정의가 살아숨쉬고 공정이 평가받는 당이 될 수 있도록 제가 최전선에서 중진의원의 역할을 자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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