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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만선 돌파’ 日 증시 끌어올린 건…‘사무라이 주식’ 산 해외 투자자
올해만 2조6000엔 순매수
엔저 끝나면 주가 잔치 끝날 수도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일 4만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50% 오른 40,109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사상 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한 일본 증시를 끌어올린 주역은 해외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엔화 약세 등 각종 호재에 최근 두 달 간 해외 투자자들은 2조6000엔(약 23조 100억원)어치의 일본주식을 사들였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 증시 간판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20%다. 4% 가량 오른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를 앞지른 닛케이의 올해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튀르키예(22%)에 이어 2번째로 높다. 닛케이는 “4만선 돌파 원동력은 해외 투자자”라며 “34년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지만 1989년과 같은 ‘경제 버블’ 분위기는 없다”고 보도했다.

해외 투자자가 구매한 주식은 ‘사무라이 7’라 불리는 대표 기업들이다. ‘사무라이 7’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미국 증시를 이끌어 온 빅테크 기업 7곳을 지칭하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에 빗대어 지칭한 용어다. 유동성이 높은 종목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주가 성능이 양호하며 2020년 이후 영업적자나 최종적자에 빠지지 않은 기업이 조건이다. ‘사무라이 7’ 중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디스코, 스크린홀딩스 4개 기업은 반도체 기업이다.

해외 투자자의 매수세는 1월부터 가속도가 붙어 올해 2조6000엔을 순매수했다. 닛케이는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일본의 기업실적 개선이 유럽과 미국에 비해 높다는 점”이라며 “엔화 약세와 기업의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이 확인되면서 예상치 상향 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증시가 뛰면서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TOPIX)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2024년 주당 순이익 시장 전망치도 2022년 말보다 4% 가량 상향 조정됐다. 닛케이는 “반면 유럽과 미국 주요 기업들의 예상 주당순이익은 같은 기간 4~5% 감소했다”며 “미국은 대형 테크 기업을 제외하면 금리 부담 등으로 실적이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장 보어반 미국 블랙록 리서치 관계자는 “엔저가 기업의 해외 수익을 끌어올리고 물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쉬워졌다”며 일본 주식에 대해 여전히 강세 의견을 유지했다.

달러화 기준 닛케이평균지수는 21년래 최고치보다 아직 8% 낮은 수준이며, 달러화로는 매수 타이밍이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엔저 현상이 끝나면 ‘주가 잔지’는 끝날 가능성도 있다. 미즈호증권의 추산에 따르면 엔화가 10% 오르면 일본 기업 전체의 영업이익은 2조엔 낮아진다. 고바야시 슌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달러당 130엔이면 이익 증가가 의심스러워진다”고 지적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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