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수수료보다 플랫폼 편의성 문제”
핀테크 “가격 차이 때문…4요율제 폐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보험비교추천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수수료 인하 방안이 여전히 답보 상태다. 금융당국은 플랫폼 요율 폐지를 위해 자동차보험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보험사와 핀테크사 모두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약 12만명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실제 가입까지는 5%에 불과한 6100여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에 들어가 가격비교는 했지만 실제 가입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는 기존 온라인 보험료에 플랫폼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더한 플랫폼 요율을 만들어 보험료를 받고 있다. 이들 보험사를 제외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저렴한 보험료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과 같은 요율을 쓰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비교플랫폼 흥행 실패의 이유를 이러한 ‘가격 차이’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최근 플랫폼 요율을 사용하는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에 수수료를 1%대로 낮추는 대신 플랫폼 요율 폐지를 제안했지만, 보험사와 플랫폼사 모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4개 손보사들이 반대 의견을 낸 이유는 간단하다. 1%대 수수료라도 굳이 돈을 들여 기존 고객들을 뺏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만원 내린다고 20만원대 수수료로 내던 대면채널 고객들이 유입이 되겠나”라고 반문한 뒤 “수수료 문제가 아닌 플랫폼의 고객 편의성을 높여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핀테크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더 이상의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보험비교서비스 준비 상황을 설명하면서 수수료율이 4%대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밝혔지만, 수수료율은 작년 말 출범을 앞두고 3%대 수준으로 이미 한 차례 낮아진 바 있다.
핀테크사 관계자는 “가격 차이를 불러온 플랫폼 요율제를 도입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플랫폼 서비스 흥행을 막기 위한 보험사들의 비협조가 도를 넘어섰다”고 했다.
플랫폼 수수료가 비싸다는 주장에는 “플랫폼에서 가입하는 고객은 보험사 광고를 보고 온 고객이 아닌 플랫폼으로 유입된 고객인 만큼 보험료 사업비에서 광고비를 제외하면 된다”고 받아쳤다. 보험사 온라인 채널 가격에 들어가는 사업비에는 온라인 쇼핑몰 배너광고, 케이블TV 광고 등 광고비(약 11%)가 포함돼 있다.
금융위는 그동안 이용자들이 불편사항으로 지적한 사항들을 조속히 개선하고 서비스 편의성을 지속 제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정확한 보험료 산출을 위한 정보공유 항목 확대를 검토하고 수수료 체계 개선방안 등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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