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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월가(街) 일각에서 그동안 대세로 자리 잡았던 ‘피벗(Pivot,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대신 반대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미국 경기가 예상 밖으로 호조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인상) 지표가 쉽게 둔화하지 않고 예측한 것보다 훨씬 끈적한(sticky) 모습을 보이면서다.
20일(현지시간)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시장 확률 트래커’ 분석 모형에 따르면 미 국채 담보 환매조건부채권(Repo) 1일물 금리(SOFR) 관련 옵션 시장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올해 12월에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보다 인상할 확률을 6.16%로 반영하고 있다. 또 금리를 현 수준인 5.25∼5.50%로 유지할 확률은 7.31%로 반영했다.
월가에선 연준이 상반기 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대체로 전망하는 가운데 이런 전망이 어긋날 경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포지션에 일부 투자자들이 돈을 걸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혹시라도 이뤄질 수 있는 금리 추가 인상 시나리오에 일종의 보험을 들어두고 있는 것이다.
연준이 기대만큼 빨리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은 금리선물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비중 있게 반영했지만, 현재는 5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40% 밑으로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연준의 태도 변화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한 채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이후 나왔다.
특히 1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고 반등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1%로, 2.9% 상승을 예상한 시장 기대를 웃돌았고, 1월 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0.3% 올라 0.1% 상승을 예상한 월가를 놀라게 했다.
현재 하버드대 교수인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지난 16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 여파로 연준이 다음 행보로 금리 인상을 선택할 확률을 16%로 제시해 월가 전문가 사이에서 논란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BMO 글로벌 자산운용의 얼 데이비스 채권 부문 수석은 블룸버그에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결과는 너무나 다양하다”며 “연내 0.75%포인트 금리인하 전망을 고수하고 있긴 하지만 높은 확신을 갖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2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19포인트(0.17%) 하락한 38,563.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06포인트(0.60%) 떨어진 4,975.51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4.87포인트(0.92%) 밀린 15,630.7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000을 재돌파한 지 4거래일 만에 또다시 5,000 아래에서 마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실적 불안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의 정책 행보에 대한 불안도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투자자들은 최근의 상승분을 시장이 소화할 것이라고 믿고 있어 엔비디아의 실적이 훌륭하지 않다면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클리어브릿지의 제프리 슐제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주 예상보다 뜨거웠던 인플레이션에 따른 불안이 더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에 나올 연준 선호 물가지수인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더 가파른 수치를 보일 수 있으며 이는 “연준의 관망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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