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같은 팀 소속 선수가 아시안컵 준결승전 요르단과의 경기 직전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도 당시 선수들 사이 다툼을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요르단전 패배 후 남긴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7일(한국시간)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대2로 한국이 패배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꿈을 이루기 위해선 한 팀이 돼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국 대표팀이 동그랗게 모여 어깨동무를 한 채 몸을 숙이고 있는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 게시물은 당시에는 조명받지 못했다. 선수들 사이 갈등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다시 주목을 받았는데, 그가 팀 내 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따른 것이었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14일(한국시간)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회 기간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보도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고는 준결승을 하루 앞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빚어졌다.
밥을 일찍 먹은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려고 자리를 뜨자 저녁 식사 자리를 팀 단합 시간으로 여긴 주장 손흥민이 불편히 여기고 쓴소리를 하면서 사건이 생겼다고 더선은 주장했다.
더선은 "탁구를 치려고 일찍 자리를 뜬 어린 선수 중에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도 있었다"고도 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선수들에게 돌아와서 앉으라고 했지만, 일부 선수가 무례하게 이야기를 했다"며 "순식간에 다툼이 벌어졌고, 동료들이 이를 뜯어말렸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고 했다.
결국 손가락을 다친 손흥민은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오른쪽 중지와 검지에 흰색 테이핑을 하고 출전했다.
대표팀은 한 차례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4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편 축구협회는 클린스만호의 카타르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전력강화위원회를 15일에 열 예정이다.
정몽규 회장 등 축구협회 집행부는 전력강화위원회 평가를 참고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 결정한다.
만약 새 감독 체제가 들어온다 해도 대표팀은 선수들 간 갈등의 불씨가 있는 상태로 3월 A매치 기간(18~26일)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