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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예상 웃돈 물가에 화들짝...국내 증시 외국인 이탈 우려
최고치 경신 행진 S&P500, 5000선 아래로
외국인 순매수로 반등한 코스피 영향 주목
韓증시 향방 연준 피벗시점 밀릴지에 달려
예상보다 강했던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충격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pivot·금리 인하) 개시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린 여파로 14일 개장한 국내 증시가 하락 출발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04포인트(1.51%) 하락한 2609.60에 개장했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91포인트(1.41%) 내린 833.24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9원 오른 1340.0원에 출발했다. [뉴시스]

미국 뉴욕증시가 예상보다 강했던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일제히 하락했다. 이번 물가 지표 한방에 미 장기 국채금리는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 금리 인하) 개시 예상 시점도 5월에서 6월로 후퇴한 모양새다.

미 증시 중에서도 기술주가 ‘물가 쇼크’에 더해 차익 매물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최근 외국인 순매수세로 인해 반등세를 보이고 있던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S&P500, 다시 5000선 아래로=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4.63포인트(1.35%) 떨어진 38,272.7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67포인트(1.37%) 하락한 4,953.1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6.95포인트(1.80%) 떨어진 15,655.60으로 장을 마감했다.

역대 최고치 기록을 세우며 상승세를 타던 S&P500지수는 3거래일 만에 다시 5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이 주목할 지점이다. 다우지수도 이날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주가를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빠르게 내려가고 있지 않다는 우려를 부추긴 점이다.

‘위험자산’ 투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가 종전 대비 더 늦춰졌다는 점은 주가에 치명타를 날렸다.

물가 지표가 나오기 전부터 일부 기술주의 차익실현 매물에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물가 지표 발표 이후 매도세는 강화됐다.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찬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고, 아마존과 테슬라도 2% 이상 떨어졌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임의소비재, 부동산, 유틸리티, 기술, 자재, 통신, 금융, 에너지, 산업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동결 기조를 예상보다 오래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에지 웰스의 벤 에먼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에 “성장은 계속 추세를 웃돌고,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은 계속 놀라움을 안긴다면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며 “성장이 추세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韓 증시, ‘6월 피벗+연내 3~4회 금리 인하’ 시나리오 수정 여부에 향방 갈려”=인플레이션 충격은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연속해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으며, 이달에만 6조원 가량의 순매수 규모를 보이며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설 연휴 전후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국내 증권가에서 나온다. CPI 쇼크로 인한 외국인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4일 장 초반) 1% 넘게 하락하며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순매수 속에 양대 지수 모두 강세를 보였으나, 미 1월 CPI 쇼크 영향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상승 폭도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연초 이후 5조원 가까이 누적 순매도를 기록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하방을 일부 제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정적 매크로 환경으로 인해 중립 이하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장세 출현 후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저밸류 주식들이 사실상 고(高)밸류 주식의 성격으로 변해가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은행, 자동차 등 저PBR 업종들의 수급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증시의 향방은 기존에 시장이 예상했던 미 연준의 피벗 개시 시점이 더 밀릴 지 여부에 달렸다고 봤다.

한 금융투자 학계 관계자는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을 비롯한 미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은 ‘상반기 금리 동결, 하반기 금리 인하 개시’를 의중에 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면서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보고 결정하겠다는 미 연준 입장에서도 이번 물가 지표 결과는 상반기 중 피벗이 없다는 논리를 강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상반기(6월) 금리 인하 개시, 연내 3~4회 인하’ 시나리오가 바뀔지 여부가 현재로선 가장 중요한 점”이라며 “가정이 바뀌게 되면 올해 예상 연간 증시경로는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수정 작업 여부는 2월 고용과 2월 CPI 수치 발표와 더불어 연준의 점도표와 경제전망,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한지영 연구원의 분석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를 둘러싼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에는 미 달러나 미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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