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명절 때 1.7㎏ 업그레이드 됐네요.”
직장인 A씨는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설날 때 부모님의 권유에도 한사코 각종 음식의 유혹을 이겨냈으나, 명절이 지난 뒤 몸무게가 약 2㎏ 가까이 늘어 있었기 때문이다.
고칼로리 음식들을 모두 피했는데 몸무게가 늘어난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떡국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떡국 한 그릇만으로도 한끼에 필요한 권장 영양섭취량을 넘어설 수 있다. 전만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었던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1인분 기준 떡국은 672㎉다. 1일 평균 권장 영양섭취량은 남성 2400㎉, 여성 2000㎉ 정도인데, 여성의 경우 다른 반찬 없이 떡국 한그릇만 먹었더라도 하루 권장 영양섭취량을 넘어서는 셈이다.
물론 설날에 떡국만 있는 게 아니다. 명절 대표 음식인 잡채는 291㎉, 소갈비찜은 495㎉다. 동그랑땡을 비롯한 전류 309㎉, 유과 127㎉, 약과 119㎉, 식혜 130㎉ 등으로, 대부분 열량이 높은 축에 속한다.
이를 모두 섭취했다면 A씨가 얻은 몸무게 2㎏보다 더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명절 음식은 나트륨 함량도 높다. 나트륨 함량은 떡국 1410㎎, 잡채 720㎎, 소갈비찜 754㎎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권장량은 2000㎎으로, 마찬가지로 떡국 한 그릇만 먹더라도 1일 권장 나트륨 섭취량의 절반 이상을 섭취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음식 조리 시부터 총열량, 나트륨, 당 등을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구체적으로 식용유와 참기름, 소금 및 설탕 등 양념과 소스의 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탄수화물과 지방을 과다섭취 하지 않도록 음식별 영양 성분 구성을 잘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손여주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과식을 피하고 칼로리와 나트륨 및 당류 함량을 잘 파악해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식은 각자 덜어먹으면서 섭취량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특히나 고령이거나 평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