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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문 데이터 조작' 교수 해고 끌어낸 中 대학원생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중국 대학에서 논문 데이터 조작 혐의로 교수가 해고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국 화중농업대는 동물영양·사료과학과 학과장인 황페이뤄 교수에 대한 감사 결과 학생들이 제기한 일부 주장을 확인했다며, 황 교수를 해고하고 그의 교원 자격 취소와 관련 연구 논문·프로젝트 철회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화중농업대는 황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10개의 논문에서 위조된 데이터를 발견했고, 그가 출판·편집한 교과서가 다른 이의 콘텐츠를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무단으로 사용해 해당 책들의 사용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가 자금을 남용하고 교원으로서 직무유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의 실험실에 소속됐던 15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 중 11명이 서명한 125쪽 분량의 고발 문건이 지난달 16일 중국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왔다.

해당 문건에는 논문 데이터 조작 등 황 교수의 학문적 비위와 그가 학생들에게도 논문에서 속임수를 쓰라고 부추긴 행동, 학생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구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일들이 망라됐다.

학생들은 황 교수가 발표하거나 감독한 논문 34편에서 사기 증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한 논문이 그 정도일 뿐이며 더 많은 위조·조작 논문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 화중농업대는 감사팀의 조사 결과 실험 이미지, 데이터, 연구 결과 등에 대해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들이 기본적으로 사실임을 발견했다면서 황 교수의 모든 직위와 업무를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황 교수가 '뛰어난 젊은 학자'로 선정되고 여러 연구 지원금을 따내는 등 동물 분자영양·사료가공기술 분야에서 떠오르는 스타 학자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SCMP는 "비록 이번 내부고발은 성공했지만 중국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학생들이 지도교수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들이 있지만 논문 평가 등 교수의 권한을 고려해 대개는 졸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학자들의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서 잇달아 철회돼 국제 학계의 불신이 고조되는 가운데 벌어졌다고 SCMP는 지적했다.

SCMP는 "지난 10년간 중국 연구자들이 국제 과학기술인용색인(SCI)에 등재된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수가 극적으로 늘어났지만 논문 철회 문제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5488편의 논문이 SCI급 학술지에서 철회됐는데 이 가운데 52%인 2879편이 중국 학자들의 논문이었다. 중국 학자들의 논문 철회 주된 사유는 '논문 공장' 이용, 표절,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 사용, 평가 조작 등이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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