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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우리금융 ‘비이자이익’서 희비 갈려
하나·우리금융 순익 ‘1조원’ 격차
비이자익 하나 65%↑·우리 4.5%↓
90%대 은행 의존도는 공통 과제

대규모 충당금 및 민생금융지원 등의 영향으로 금융지주사 실적이 전반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의 순이익 격차가 1조원가량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 규모는 유사한 양상을 보였으나 비이자이익이 우리금융을 4위로 떨어뜨렸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비이자이익에서만 전년 대비 65% 가까운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우리금융 지난해 순익 2조5000억원...하나금융은 3조4000억원=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은 총 2조5167억원으로 전년(3조1417억원)과 비교해 19.9%(625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조8547억원에서 9조8374억원으로 유사했다. 그러나 1년 새 충당금 적립액이 1조원가량 늘어난 데다,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비용 지출 등으로 인해 순이익 감소세가 크게 나타났다.

하나금융 또한 이와 같은 요인으로 순이익이 줄었다. 하지만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총 3조451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3조5706억원)과 비교해 3.3%(1190억원) 줄어든 수치다.

충당금과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쌓은 충당금은 전년 대비 41% 늘어난 1조7148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이보다 1662억원 많은 1조881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민생금융지원 비용의 경우 하나은행이 3557억원으로 우리은행보다 799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희비를 가른 주요인은 비이자이익이었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거둔 비이자이익은 1조9070억원으로 전년(1조1540억원)과 비교해 7530억원(65.3%)가량 늘었다. 반면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1조1491억원에서 1조948억원으로 543억원(4.72%) 줄었다. 하나금융과 비교해 8122억원 적은 수치다. 2023년 기준 이자이익은 하나금융 8조9530억원, 우리금융 8조742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순이익 3·4위 경쟁을 하고 있는 하나·우리금융의 순이익 격차는 2022년 4289억원에서 2023년 9349억원으로 2배 이상 벌어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의 연간 상승폭이 축소되며, FX 환산 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금융시장 변동성을 활용한 하나은행 트레이딩 데스크의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대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나·우리금융 모두 ‘은행 의존도’가 숙제=앞으로 성장에 대한 관건은 두 금융그룹 모두 주요 계열사인 은행에 대한 순이익 의존도를 얼마나 분산하느냐다. 하나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이 또한 하나은행의 매매평가익 증대 요인이 주요했다. 하나은행이 2023년 거둔 순이익은 3조4776억원으로, 비은행 기여도는 5.5%에 불과했다.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 순이익(2조5159억원)이 그룹사 순이익(2조5167억원)의 99% 가량을 차지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은행권에 대한 ‘이자장사’ 비판이 가중되며, 비은행 사업을 통한 비이자이익 강화가 금융권 화두인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비중은 지나치게 높다. 1·2위를 다투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은행 의존도는 현재 60%대에 머무르고 있다. 하나·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 에 적극적인 관심을 내보이고 있는 이유다.

은행에서도 비이자이익 확대에 고전하고 있는 우리금융의 경우 사정은 더 급하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보험사가 없는 상황으로, 여타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 이에 원칙을 토대로 한 M&A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게 우리금융 측의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건전 경영 및 주주이익 극대화,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등 원칙을 바탕으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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