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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기 딛고 14조 조달, 기관 자금 쓸어담은 PE는
2022년 연간치 80% 달성
한앤코, 스틱인베 등 조 단위 펀드 결성
대형 PEF 운용사 자금 집중도 57%
드라이파우더 소진 ‘주목’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14조원 규모 펀드레이징 성과를 올렸다.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비우호적인 자금 조달 환경이 지속됐으나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기관의 유동 자금을 PE 시장에 유입하는 데 성공했다. 조 단위 펀드를 결성한 대형 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자금 소진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기관전용 PEF 현황에 따르면 작년에 1월부터 9월 사이 신설된 펀드는 총 104개다. 신규 PEF의 자금 모집 금액은 14조2982억원으로 2022년 연간치 17조8990억원과 비교해 3분기 만에 80%를 채웠다.

2015년 10월 이후 설립된 기관전용 PEF의 경우 펀드 설립일 기준으로 약정액이 집계되는 만큼 실제 PE의 조달 금액은 더 높을 개연성이 있다. 2022년 PEF의 신규 조달 금액 역시 당초 16조원으로 보고됐으나 펀드 클로징에 따라 증액분을 감안해 상향 조정됐다.

단일 펀드의 약정금액을 기준으로 단순 비교할 경우 3000억원 이상 대형 PEF 개수는 10개다. 해당 10개 펀드의 총 조달 금액은 8조1611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규 조달 금액을 고려하면 기관 자금의 대형 펀드 집중도는 57%를 기록했다.

조 단위 펀드를 출범한 PE로는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UCK파트너스 등 4곳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4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 모집을 시작해 9월 말 기준 약정 총액은 2조5446억원을 달성했다. 한앤컴퍼니는 처음으로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주요 기관의 출자 사업에 참여해 국민연금,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의 자금을 유치했다.

한앤컴퍼니는 4호 블라인드 펀드의 재원을 활용해 미용 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 바이아웃, SK엔펄스의 파인 세라믹스 사업부 카브아웃을 완료했다. 해당 거래에 각각 9578억원, 3600억원을 투입했다. 루트로닉을 통해 미국 사이노슈어(Cynosure) 지분 100%를 3500억원에 인수하며 볼트온도 완료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3호 블라인드 펀드의 자금 모집을 진행했으며 9월 말까지 보고된 출자 약정액만 1조8807억원을 기록했다. 3호 펀드를 활용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오케스트로, 전기차 충전 업체 채비,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 이차전지 업체 덕산일렉테라 등에 총 28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여기에 3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 중인 재원산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스페셜시츄에이션 2호 펀드를 포함해 신규 조달 금액 1조5713억원을 기록했다.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는 부동산, 인프라, 사모대출, 지분 투자 등 특수 자산을 대상으로 투자한다. SK온, 메가존클라우드 등에 6500억원가량 투자를 집행했다. 해당 펀드 재원을 기반으로 최대 6250억원을 투입해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통한 적대적 M&A도 시도했으나 매수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거래는 종결됐다.

UCK파트너스도 3호 블라인드펀드를 포함해 총 1조4941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3호 펀드를 활용해 오스템임플란트 바이아웃을 이끌었다. UCK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약 2조9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100%를 사들였다. 여기에 빙수 프랜차이즈 업체 설빙 인수도 마무리했다.

기관 자금이 대형사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신생 PE의 조달 성과도 눈길을 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PE본부에서 출범한 KY프라이빗에쿼티가 1132억원을 조달하며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다. 작년 7월 브레인자산운용과 컨소시엄 형태로 SK팜테코 5억달러 프리IPO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작년 말 딜을 클로징했다.

시장 관계자는 “출자자들이 3년 이상 집행하지 않은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약정액)에 대해 소진을 요구하는 만큼 올해 하반기 들어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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