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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쥐꼬리' 퇴직연금 수익률 '옛말'…작년 말 수익률 10.1%
고용부, 작년 말 디폴트옵션 수익률 공시
300개 상품 적립금 12.5조 석 달 새 7.4조 급증
가입자 수 479만명으로 88만명↑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적립금이 지난해 말 기준 1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의 지난해 말 수익률이 10%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목표수익률인 연 6~8%보다 높은 성과다. 1~2%대인 쥐꼬리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디폴트옵션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연 수익률 10.1% “목표 초과 달성”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2일부터 본격 시행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액이 작년 12월 말 기준 12조5520억원(초저위험 11조2879억원·저위험 6835억원·중위험 4057억원·고위험 174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442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지정 가입자 수 역시 479만명으로 불과 석 달 사이 약 88만명이 늘었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작년 12월 말 기준 41개 금융기관이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306개 중 300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운용 중인 상품의 2023년 연 수익률은 약 10.1% 수준이다. 목표수익률 연 6~8%보다 높은 성과다. 특히 작년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도 디폴트옵션이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고용부는 “제도 도입의 주된 목적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인 만큼 디폴트옵션 상품의 수익률은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익 실현이 가능하도록 더욱 내실 있게 제도를 관리·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용부와 금융감독원은 분기마다 디폴트옵션 상품의 주요 정보를 공시하고 있다.

디폴트옵션 성공조건은 ‘장기 성과’

정부가 지난해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것은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상당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가입한 뒤 이를 방치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1년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295조6000억원 중 원리금 보장형은 86.4%(255조4000억원)를 차지했다.

당연히 수익률은 낮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94%에 그쳤다.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인 7.63%와 비교해도 초라하다. 이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소득기준 노인빈곤율은 37.7%로 OECD(평균 13.1%)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을 투자형 상품으로 유도해 중장기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방법을 고르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둔 기본값(디폴트)에 따라 퇴직연금이 자동 운용되기 때문이다. 디폴트옵션이 걸려있는 연금계좌는 가만히 둬도 스스로 돈이 굴려진다는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디폴트옵션은 불과 3개월, 6개월 단기 성과를 내세워 가입자를 현혹하는 것은 오히려 불신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경영학(연금금융) 박사는 “금융회사 간에 건전한 수익률 경쟁은 바람직하지만 단기간 고수익 경쟁에 나섰다가는 그만큼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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