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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망하기 전 절대 손해 안 난다면서요”…‘홍콩 사태’에 ELS 조기상환율 95→65% ‘뚝’ [투자360]
홍콩H지수 ELS 조기상환 실패로 만기상환 증가
추가 손실 막으려 억지 중도상환까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3년 전 휴가 날 엄마와 은행 같이 갔었는데, 당시 모 차장님께서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권하면서 나라 망하기 전엔 절대 손해 안 난다고 했었습니다. 사실 홍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나요. 저희 엄마는 원금손실 인지하고 녹취까지 했기 때문에 문제 제기 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저런 식으로 앞에 밑밥 깔면 노인분들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ELS 손실 사태 여파로 연초 ELS 조기상환율이 60%대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ELS 조기상환율이 90%를 훌쩍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ELS 상환금액 기준 조기상환율은 65.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조기·만기·중도상환 등을 포함한 전체 상환금액(약 3조5110억원)에서 조기상환 금액(약 2조308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전체 상환 종목 수(5677개)에서 조기상환된 종목 수(1087개)가 차지하는 비중도 19.1%에 그쳤다.

최근 2년간(2022년 1월∼2024년 1월) 월별 조기상환율을 살펴보면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6월(93.5%) 한 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95%를 넘어섰고, 종목 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32.5%)을 빼면 모두 40∼80%대를 유지해왔다.

이를 감안할 때 지난달 조기상환율은 금액 기준으로도 종목 수 기준으로도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데, 일정 시점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가격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조기상환 조건과 시점은 상품별로 다르지만 보통 3년 동안 6개월에 한 번씩, 총 다섯 차례 조기상환의 기회가 주어지는 형태가 가장 많다.

지난달 조기상환율이 60%대로 주저앉은 것은 최근 논란이 되는 홍콩H지수 ELS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1월 상환금액을 상환 형태별로 살펴보면 조기상환이 약 2조3080억원(65.7%), 만기상환이 약 9740억원(27.7%), 중도상환이 약 2300억원(6.5%) 수준이다.

평시에 비해 조기상환 액수 자체가 다소 줄어들기도 했지만, 그보다 만기상환과 중도상환의 비중이 크게 늘어 조기상환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상품들이 앞선 다섯 차례의 조기상환 시점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만기까지 버티다가 상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ELS는 상품 구조상 복수의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에 진입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달 중도상환도 평소보다 많은 편이었는데, 이 역시 홍콩H지수 ELS 투자자 중 일부가 만기까지 보유 시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청산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중도상환을 결정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2016년 홍콩H지수 폭락 때 지수가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가 만기 전 반등하면서 ELS 상품들이 만기 때 가까스로 수익 상환한 전례도 있으나 지금과 그때는 상황이 같지 않다”며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만기보유’와 ‘중도상환’ 중 어떤 대응이 더 효과적일지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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