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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스타19’, 이런 걸그룹 진화를 보고싶었다[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아이돌 그룹이 사라지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한 때의 추억으로 기억되는 팀도 있지만, 솔로, 유닛, 완전체 등으로 새롭게 아이덴터티를 연장하는 팀도 있다. 아이돌의 미래의 바람직한 상은 아마 영국 가수 해리 스타일스가 우선 꼽힐 것이다. 해리는 아이돌에게 롤모델일 수 있겠다.

해리 스타일스는 '원 디렉션' 멤버일 때만 해도 그렇게 멋있는 아티스트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솔로로 활동하고, '사인 오브 타임스'를 부르는 모습은 잘하면서도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거기에 영화 '덩케르크' 등 배우로서 활동하고, 패션 아이콘이라는 칭호까지 얻고 각종 시상식까지 휘젓고 다니고 있다.

우리도 아이돌 그룹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새롭게 진화한 콘텐츠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최근 타이틀곡 ‘노 모어’로 활동을 끝낸 씨스타19도 그중 하나다.

효린과 보라 2인조 유닛인 씨스타19가 발표해 큰 히트를 쳤던 ‘마 보이’(Ma Boy)는 2011년 발표됐다. '노 모어'는 10년이 훌쩍 지난 '마 보이'의 연장선에 있음에도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마 보이'는 유닛이지만 그룹 씨스타의 최고 히트곡 '나혼자'(2012)를 탄생시켰다고 할 정도로 파급력이 강한 곡이었다. 그런 히트곡을 내놓고 나면 좋기는 한데, 그 이후가 걱정이다. 뭘 내놔도 '마 보이'의 아우라에 덮여버리고 만다.

그래서 이들이 10년 넘게 기다린 것은 아니겠지만, '노 모어'는 '마 보이'와 연결되면서도 완전히 다르다.

관능미, 섹시함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이 나와 '성숙한 관능미', '건강한 섹시미'라는 반응이 나왔다. 눈오는 날 하얀 털 반바지를 입고 트월킹 하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효린과 보라는 "'푸시푸시'(2010)와 '가식걸'(2010)을 할 때에는 하나도 섹시하지 않았다. 저희만의 섹시, 건강함을 찾아갔다"고 전했다.

'마 보이'가 기획의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컨셉츄얼한 느낌이 났다면 '노 모어'는 심플하고 중독성 강한 후크 멜로디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힘을 빼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부른다. 뮤직비디오 오브제(소품)는 '마 보이'의 의자, '있다 없으니까'의 벤치, '노 모어'의 테이블로 이어진다.

“'마 보이' 같은 음악을 해야 하나, '있다 없으니까' 스타일로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동안 음악 흐름도 많이 바뀌고, 우리에게 기대하는 음악이 있을텐데... 이런 것들을 섞는 게 쉽지 않아 새롭게 접근하려고 했다. 이런 저런 노선보다는 분명한 색깔로 갔다."(효린)

"효린이 보컬 디렉팅을 해준 게 편하고 좋았다. 오랜만에 하다 보니 소화를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뮤비를 보면서 힘이 빠져있음을 알았다. 연기 할때도 힘을 빼야 되는데, 그룹 활동할 때에는 과하게 표현하는 게 어색할 때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효린과 상의하고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보라)

씨스타의 전성기를 견인했던 음악과의 연결고리를 찾으면서도 새롭게 진화하는 씨스타19. 효린이 걱정했던 부분, "이전보다 노래도 좋고, 보여지는 모습도 좋아야 한다"는 고민은 결과물을 보니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다.

효린은 지난 6년간 솔로로 노래와 춤, 작곡을 매일 연마했다고 했다. 보라는 관망하는 캐릭터를 자주 맡아 연기에 심혈을 쏟았다. 씨스타의 강점은 4명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능력에 있었다. 씨스타가 후크 파트의 소화력이 어느 팀보다 뛰어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효린과 보라, 두 명의 정체성이 합쳐진 씨스타19도 이를 계승한다.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과 차분할 때 시너지가 나는 사람이 서로 의지하며 채워줄 부분이 많았다는 효린과 보라의 롱런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게 씨스타19라는 유닛의 강점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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