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작년 12월 제조업 재고 6개월만에 최대폭 감소
반도체 중심 회복...하반기 반등 기대감
설비투자 4년 만에 가장 큰폭으로 줄어
“국면 개선 기대되지만 속도는 더딜듯”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지난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 생산이 25년 만에 최대폭으로 준것은 반도체 불황의 영향이 컸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불황의 터널’에서도 서서히 빠져나오는 모습이 포착된다. 제조업 판로가 일부 풀리면서 생산 현장을 짓눌렀던 재고가 지난해 12월 기준 6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하고, 출하는 19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하는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회복세가 견고해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과 소비, 투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은 3.9% 미끄러지면서 지난 1998년 -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경기가 크게 미끄러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반도체 생산은 5.3% 줄면서 2001년(-15.3%)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설비 투자 역시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으며, 소매판매도 전년보다 1.4% 감소해 2003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월별 흐름을 보면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제조업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과 서비스업에서 모두 증가해 전달보다 0.3% 늘었다. 광공업 생산 증가는 D램, 실리콘웨이퍼 생산 증가세 등을 바탕으로 반도체(8.5%) 분야가 이끌었다.

무엇보다 수출이 늘면서 재고 소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4.4% 감소했는데, 같은 해 6월(-6.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반도체 재고가 20.9% 급격하게 감소했는데, 이는 2001년 12월(-21.2%) 이후 최대폭 감소다. 수출을 비롯한 출하가 33.6% 늘어난 영향이다.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110억3000만달러로 15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수출 길이 열리면서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07.7%로 전달보다 8.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상승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동행지수는 지난 7월부터 마이너스가 계속되고 있으나, 선행지수는 보합까지 포함해도 4개월 연속 상승하는 추세”라면서 “향후 국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동행지수에서 하락폭이 더 커지는 것을 볼 때 회복 속도는 다소 더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된 지난해 산업활동 동향에 대해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3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며 “연간 국내총생산(GDP) 흐름과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드러냈다. 민간소비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건설투자는 부진했던 선행지표가 실적으로 가시화되면서 4분기 감소 전환하는 등 부문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는 게 그 이유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온기가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2.2%)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로, 정부(2.2%)·한국은행(2.1%) 전망치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3%)와는 동일한 수준이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은 미국과 신흥개도국의 견조한 성장세를 반영해 2.9%에서 3.1%로 올려잡았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중국 등 주요 교역국 상황이 양호한 점을 고려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도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