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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 단 6명 있다는 자동차 ‘금(金)귀’…AI도 대체 못할 이 직업 아시나요? [비즈360]
카오디오 업계 1위 하만
사운드 튜닝 완성 ASE 팀
예술과 공학 넘나드는 인재들
디자인부터 양산 직전까지 관여
문소연 하만 코리아 ASE 팀 총괄 이사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에레보 신사에서 하만코리아 ASE 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작곡이나 음악 프로듀싱을 취미로 가지고 있다는 게 여기에선 칭찬 받을 일인거죠. 각 완성차 브랜드 철학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 튜닝은 결국 ‘사람 귀’로 완성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하만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는 ‘예술과 공학을 넘나드는’ 사람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문소연 하만 이사)

자동차가 또 하나의 중요한 생활공간으로 부상함에 따라 카오디오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매우 높아졌다. 하나의 완성차 브랜드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탑재하기 까지는 몇백시간이 소요된다.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객관적 지표도 활용하지만, 결국 최종 단계는 남들보다 예민한 청력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완성한다. 실제로 사람 귀에 어떻게 들리는지는 여전히 주관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하만코리아에도 이러한 ‘금(金)귀’들이 있다. 로컬 한국인 엔지니어는 단 6명. 공학과 음악을 넘나드는 영역이라 채용도 쉽지 않다. 이들이 모인 하만 ASE(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고 있는 문소연 이사에게 잘 알려지 않았던 카오디오 사운드 튜닝에 대해 들어봤다.

채용도 힘들고 트레이닝도 남다른 ‘금(金)귀들’
문소연 하만 코리아 ASE 팀 총괄 이사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에레보 신사에서 GV80 사운드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하만 제공]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에레보 신사에서 만난 문소연 하만 코리아 카오디오 ASE 팀 총괄 이사는 “하만의 ASE 팀 엔지니어들은 전세계에 약 100명 가량 있다”며 “미국, 유럽,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있는 사업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돼있다”고 말했다.

한국 ASE팀 구성원들의 이력은 특이하다. 음악과 공학의 경계선에서 두 영역을 아우르는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다. 대표적으로 문소연 이사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로 작곡을 전공했다. 하지만 박사 학위는 공학이다.

문 이사는 “음악 프로덕션, 음반 제작 및 기획 등 관련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전자공학을 전공했더라도 음악에 관심이 많아 뮤지컬, 밴드 활동을 하는 사람도 많다”며 “차안에서 장시간 음악을 듣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결국 사람 귀를 통해 튜닝 사운드를 완성해야 하는 만큼, 이 분야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GV80 뱅앤올룹슨 카오디오 체험 [하만 제공]

문제는 이러한 경력을 가진 인재들이 워낙 희귀하다 보니 채용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문 이사는 “음악적 재능 뿐 아니라 카오디오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며 “뽑기 어려운 직종 중 하나라 채용 후보도 많지 않다 보니 사람 구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입사 후 트레이닝도 다른 직종과 좀 다르다. ‘How to Listen(하우 투 리슨)’이라는 하만 자체 제작 트레이닝 툴을 통해 역량을 평가한다. 음악에서 어떤 주파수 대역에 변화가 있을 때 이를 정확하게 알아채고 답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것이다. 사운드 튜닝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러가지 지표를 통해 지속적으로 훈련을 시킨다.

ASE팀, 차 디자인부터 양산 직전까지 전반에 관여
제네시스 GV80에 탑재된 하만 뱅앤올룹슨 스피커. 김민지 기자

ASE 팀은 완성차 업체와 함께 프로젝트의 시작인 차량 설계부터 차량 양산까지 카오디오 전반을 책임진다.

문 이사는 “트렁크를 울림통으로 활용할지 등 카오디오 시스템을 위해 필요한 공간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차체 설계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차량 디자인 단계부터 협업한다”며 “차내 어떤 스피커를 몇 개를 쓰고 어떻게 구성할 건지 정하고, 알고리즘을 제안하고, 최종적으로는 사람 귀로 사운드 튜닝을 마쳐 자동차가 양산되기 직전까지 관여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제네시스 G80, GV80, GV80 쿠페에는 하만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B&O)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하만은 뱅앤올룹슨, AKG, 하만 카돈, JBL 등 다양한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업계 1위로, 전세계 5000만대 이상의 자동차에 카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하만의 수많은 카오디오 브랜드 중 왜 뱅앤올룹슨이 탑재된 걸까.

문 이사는 “완성차 브랜드 이미지와 카오디오 브랜드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질지, 추구하는 바가 비슷한지 고민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뱅앤올룹슨의 절제되면서도 모던한 하이엔드 이미지가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직관적이고 모던한 아이덴티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뱅앤올룹슨의 베오소닉 기능. 김민지 기자

뱅앤올룹슨의 사운드 철학의 기저에는 ‘정교함(Precision)’이 깔려 있다. 음원이 녹음 됐을 때의 사운드가 왜곡 없이 그대로 구현돼야 한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 이사는 “뱅앤올룹슨의 사운드 철학은 음향 경험에 중점을 두고, 녹음 스튜디오에서 아티스트가 제작한 작품을 청취자가 아티스트가 의도한 그대로 정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은 사운드의 스펙트럼 및 공간적 특성을 정확하게 재현하고 어떠한 운전 조건에서도 차량의 각 좌석에서 균형 잡힌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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