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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 경험에 창의적 테마 접목...다양한 전략 필요”
전문가들이 권하는 생존법
상품만 파는 소매업 시대 끝나
소비자 원하는 것 현장 녹여야
고객들이 이마트 더타운몰 킨텍스점 1층에 있는 아동용 놀이 시설에 들어서고 있다. [이마트 제공]

“재밌는 콘텐츠를 보면 도파민이 나오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는다는 점에서 도파밍은 경험 마케팅과 관계가 깊습니다. 도파밍 마케팅이 곧 펀(fun·재미) 마케팅이죠. 소비자가 바뀌면 유통 업체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전문가들은 상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소매업의 시대가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경험을 팔고, 재미를 사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업계의 고민이 깊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세대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끌어내야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대비 오프라인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오프라인만의 차별적인 접근이 중요해졌다”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도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문화가 유통업계의 판을 새로 짰다”면서 “놀거리와 흥밋거리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없다면 쳐다보지도 않는 이들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소비자 유인책이 식품 산업에서 특히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낙삼 좋은상품연구소 소장은 “소비자들이 갈수록 새로운 것을 원하는 분위기 속에서 패션보다 식품이 새로움을 주기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옷은 하루에 한 벌로 충분하지만, 식품은 하루에도 몇 번이고 접하기 때문”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식품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져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행하는 식음료 브랜드가 입점한 이후 매출이 늘어난 사례도 많다. 롯데백화점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롯데월드몰에 런던베이글뮤지엄이 문을 연 뒤 석 달 동안 1층 전체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대중적 관심이 집중된 매장 한 곳이 인근 매장의 실적까지 견인하는 현상을 보여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통업계가 주목받는 매장과 참신한 이벤트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낙삼 소장은 “정해진 수요 속에서 오프라인으로 소비자를 끌어내려면 콘텐츠 차별화밖에 답이 없다”며 “생존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교수는 “참여형 또는 체험형 소비로 팝업 스토어를 전개하는 매장에만 젊은 사람들이 모인다”면서 “주기적으로 팝업을 바꾸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니 소비자가 계속 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더현대서울 지하 2층 팝업 매장의 월간 매출액은 20억~3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백화점 패션 매장 평균(2억~3억원)보다 10배 많은 수준이다. 이 교수는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오프라인 유통업 중에 이런 기획이 성공한 사례는 희박하다”며 “소비자가 재미를 추구한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콘텐츠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어떤 체험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구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연승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소비자 경험은 완전히 다르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은 실제 현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강점과 디지털 경험에 대한 역량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자사만의 소비자 경험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접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또 “국내 오프라인 유통은 서구의 규모와 가격보다 경쟁력이 있지만 아직 창의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소비자 접점을 늘릴수록 기발한 아이템을 발견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런 노력이 성공을 보장하는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벼리·박병국 기자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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