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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액 2년새 3배 급증
비수도권·2금융권 부실 정도 심해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정책과 부동산 경기 부진의 여파가 지속되며, 최근 2년 새 건설·부동산 기업의 금융기관 대출 연체액과 연체율이 3배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 관련 기업, 제2금융권 등에서 건전성 악화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업 연체액 2년 새 5조원↑...비수도권 연체율 급등=29일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부동산·건설업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모니터링 대상 약 58만개 법인 대출 가운데 부동산 업종 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385조3800억원으로 2년 전인 2021년말(302조7300억원)과 비교해 27.3% 늘어났다. 해당 통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포함됐다.

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을 기준으로 한 연체액은 같은 기간 2조2700억원에서 7조원으로 3배가 넘게 불어났다. 이에 0.75% 수준이었던 전국 부동산업 연체율은 지난해말 기준 2.43배인 1.82%로 급등했다.

건설업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말 기준 건설업종 대출 잔액은 118조3600억원으로 2020년말(88조5천억원)보다 34% 증가했다. 연체액은 7600억원에서 2.5배인 1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체율은 0.86%에서 1.9배인 1.60%로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보다 비수도권의 대출 부실 정도가 더 심했다. 이번 현황 조사에서 대출의 지역 분류는 대출 법인의 본사 사업장 소재지 기준으로 이뤄졌다.

지난해말 기준 비수도권 부동산업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2.17%)은 수도권(1.56%)을 웃돌았다. 특히 ▷세종 12.66% ▷울산 6.49% ▷강원 5.38% ▷대구 4.35% ▷전북 4.33% 법인들의 부동산업 연체율이 두드러졌다. 반대로 ▷경남 0.64% ▷대전 0.66% ▷서울 0.94% 등의 연체율이 하위 1~3위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건설업의 연체율(1.99%)도 수도권(1.27%)보다 높았다. 아울러 제주 3.70% ▷대구 3.55% ▷울산 3.35% ▷경남 3.15% 등은 3%를 넘어섰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세종시처럼 수년 전 집값이 많이 올랐다가 최근 많이 떨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부동산중개업이나 시행사들의 부동산 대출 부실이 빠르게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업에 대해서는 “비수도권 지역 건설업 대출의 상당 부분이 토착건설사, 시공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 건설사들과 관련이 있다”며 “미분양 급증 등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급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금융권 연체율 은행보다 11배 높아=금융기관 업권별로는 2금융권의 부실 위험 징후가 뚜렷했다. 부동산업의 2금융권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3.29%로, 은행권(0.30%)의 11배에 이르렀다. 건설업에서도 2금융권 연체율이 은행권(0.57%)의 4.2 배인 2.40%로 집계됐다.

비은행권의 연체율 상승 속도도 은행권보다 월등히 빨랐다. 최근 2년 새 부동산업 은행권 연체율이 1.3배(0.23→0.30%)로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 연체율은 2.72배(1.21→3.29%) 상승했다. 비수도권 부동산·건설업 연체율은 각각 4.70%, 2.85%로 2021년 말(2.11%·1.53%)의 2.22배, 1.86배까지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말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건설·부동산업 연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각 노력은 연체율 상승세를 제약하겠지만,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방 리스크(위험)를 감안하면 연체율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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