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대마 흡연 인정한 유아인 “오랜 우울증…의료용 투약”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프로포폴 등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 측이 법정에서 수면마취제와 대마 흡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시술과 동반해 수면마취제를 처방받은 것"이라며 의료용 투약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유씨의 변호인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 박정제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 두 번째 재판에서 "우울증을 오랫동안 앓으며 수면마취제에 의존성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술과 동반해 투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유씨는 유명인으로서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삶을 살아오면서 우울증과 공황장애, 수면장애를 오랫동안 앓았다"며 "여러 의료시술을 받으면서 수면마취제에 의존성이 발생했고 그런 상황에서 투약이 이뤄진 점은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술과 동반해 수면마취제를 처방받은 것일뿐 마취제만 처방받은 사실은 없다"며 "어떤 마취제를 선택할지는 담당 의사의 전문적 판단 하에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변호인은 유씨가 지인 최모(33)씨와 함께 대마 흡연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유명 유튜버에게 대마 흡연 장면이 발각되자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흡연을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대마를 권유하거나 건네지 않았다"며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족 명의로 수면제인 스틸녹스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처방전을 제시하고 약사로부터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마약류관리법 적용 예외 사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유씨를 2020년 9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81회에 거쳐 프로포폴, 미다졸람 등을 투약하고 수면제의 일종인 스틸녹스정 1120정, 자낙스 30정 등을 구매한 혐의로 기소했다. 유 씨는 대마 수수 및 흡연 교사 혐의도 받는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유씨는 "변호인 의견과 같다"는 말 외에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