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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자녀 특공하면 뭐해, 학교가 없어요”…하남 신도시 학부모들 ‘분통’
신도시 다자녀 학부모들
“아이 진학할 학교가 없다”
교육청 “신축 부지 없다”
서울 학교 진학도 무산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근처 고등학교 1곳을 떨어지면, 1시간 30분 떨어진 곳밖엔 선택지가 없습니다. 다자녀 혜택이라면서…이게 뭔가요.” 지난해 자녀 3명과 경기도 하남시 북위례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입주한 학부모 권용무(42)씨는 최근 자녀들의 진학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 ‘다자녀 특별공급’ 혜택을 받아 이사를 왔지만, 정작 진학할 학교가 없어서다.

권씨 거주지 인근의 고등학교에 배정이 되지 않으면, 통학시간이 1시간을 넘어선다. 위례신도시에 함께 속해있는 서울 송파구 소재 학교들이 차라리 가깝지만 학군이 달라 지망 자체가 불가능하다. 권씨는 “아파트 이웃 대부분이 다자녀인데 정작 몇 년 뒤 아이들이 갈 학교가 없는 우스운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자라다 말고 (동네를) 떠나야할 상황이 올 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다자녀 신도시 오라더니…‘학교난’”
하남 위례신도시 내 고등학교.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 캡쳐]

경기도 하남 위례신도시 다자녀 학부모 사이에서 때아닌 ‘학교난’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다자녀 특별공급 혜택을 받아 입주했지만, 정작 자녀들이 진학할 학교가 턱없이 부족해 발만 구르는 상태다. 앞서 위례신도시 학부모들이 서울 소재 학교로 진학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서울 지역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22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현재 하남 위례신도시 내 초·중·고등학교 증축 교실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관내에 진학할 학교가 부족하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르면서다. 다만 증축 대상 학교 학부모들 반대로 증축 공사 진척은 답보 상태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고등학교에서 공사를 학기 중에 진행하면 소음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학부모들 반대가 커 후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당초 교육청은 학교 신축도 검토했으나 마땅한 부지가 없어 무산됐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학교 신축이 가능한 부지가 없는 상태”라며 “하남 위례신도시에 예상했던 이상으로 세대들이 들어오면서 인구 수가 많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차라리 서울 학교 진학” 요구, 서울 학부모 ‘극렬 반발’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

학교 시설 부족에 따른 학부모 반발은 특히 하남 위례신도시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다자녀 가구 혜택을 받아 입주한 이들 사이에서 더 커진다. 경기도 광주하남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소재 초등학교는 공·사립을 합해 24곳, 중학교는 13곳, 고등학교는 10곳에 불과하다. 학교마다 거리가 먼 탓에 특정 학교에 배정이 되지 않을 시 1시간 이상 통학을 해야하는 일도 빈번한 상황이다. 위례신도시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는 “자녀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공부할 시간만으로도 모자란데 통학에만 시간을 버리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들 학부모 사이에선 차라리 서울 소재 학교에 진학하게 해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하남 위례신도시와 붙어 있는 서울 송파구 소재 학교에 진학 시 30분 이내 통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민원에 따라 관련 논의가 서울·경기교육청 사이에서 이미 이뤄지기도 했지만 이 역시 서울 소재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위례신도시 학생들의 서울 학교 진학 문제를 논의했으나, 다른 지역 학생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서울 소재 학부모 측의 반발이 극심해 추진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기도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과밀’ 학급 문제도 심화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5만7125학급 중 과밀학급은 28.3%(1만6153학급)에 달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중학교 과밀학급이 65.7%로 가장 심각했으며 다음으로 고등학교 31.5%, 초등학교 11.0% 순이었다. 한편 경기통계 포털에 따르면 서울 등에서 경기로 유입된 인구는 10년 사이 150만명 늘어, 지난해 1405만645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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