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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 못낳는 것도 서러운데...난임이라고 이사해야 하나"[인구정책, ‘가시규제’가 문제]
2022년 지원 사업 지방이양 …지자체 예산 배정
지지체별 지원 규모 다르고 일부 지역은 감소도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난임 부부 지원 정책이 2022년부터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면서 난임 부부가 거주하는 곳의 지자체 상황에 따라 지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소득 기준을 없애고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정부의 기본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지원규모가 줄어들어 예비 부모들의 속앓이가 커지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을 위한 소득 기준을 폐지했지만, 시술 중단이나 실패 때 지원 규모, 시술비 상한액 등은 지자체별로 상이하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소득과 연령에 제한 없이 ‘신선 배아 시술’ 1회당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기초지자체 37곳이 추가 재원을 투입해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시술별 최대 지원 횟수와 지원액 등을 늘리고 있지만, 복지부가 정한 기본 내용만 지원하는 지자체도 많다.

난임 부부 지원 사업은 국가 주도로 이뤄지던 2021년까지 국비 50%와 지방재정 50%의 비율로 운용됐다. 일부 지자체는 국비 30%, 지방재정 70%를 투입하는 등 지자체 지원 비중을 늘리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난임 시술 지원 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사실상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건당 시술 비용이 늘고 있어 지원을 확대해야 함에도 일부 지자체는 관련 예산을 줄이는 곳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난임 시술 진료 현황’을 보면, 환자수는 16% 증가했으나 진료비는 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진료비는 127만원에서 184만원으로 44.8% 늘어나 개인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지자체별 난임부부 지원 사업 예산 및 집행 현황’에 따르면 17개 시도가 난임 부부 지원에 편성한 예산은 2022년 1591억원, 2023년 1912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지방이양 사업 전환 보전금과 각 지자체가 자체 편성한 금액을 합산한 금액이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예산 증감은 엇갈렸다. 서울시는 231억원에서 560억원으로 예산을 늘린 반면, 대구시는 79억원에서 57억원으로, 부산시는 151억원에서 119억원으로 각각 줄였다.

한시적으로 지원되던 지방이양 사업 전환 보전금 배분이 종료되는 2026년부터는 지자체가 자체 예산을 확보해야 하지만, 지자체에 관련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난임 시술 지원은 후순위로 밀릴 처지에 놓여 있다.

평균 초혼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난임 부부가 늘고 시술도 증가하고 있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정부가 지방이양 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자체 간 격차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중엽 함춘여성의원 원장은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난자 동결 지원 등이 가능한 지자체가 있는 반면 지원 자체가 없는 지자체도 많고, 보건소도 무료 난임 검사가 가능한 곳이 지역별로 나뉜다”며 “국가적인 위기인 초저출산 해결을 위해 지자체 난임 지원 사업을 국가 지원 사업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원 사업에 대해 재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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