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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4동 신통기획 청사진 공개에 ‘들썩’
성수전략정비구역 옆 한강변 부지 자양4동
주민 설명회 이후 매수 문의 이어지지만
매물 자취 감춰…토지거래허가구역 한계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일대 주택가 모습. 신혜원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자양4동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설명회 이후 매수문의는 오는데 매물 자체가 거의 없어요. 서울시에서 기본 49층을 얘기하기도 했고 성수동보다 입지가 나쁜 것도 아니잖아요. 소유주 중 재개발로 차익 얻으려는 분이 다수인데 급하게 내놓을 이유가 없죠.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4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최근 찾은 자양4동 단독주택·빌라 밀집지역 곳곳에는 ‘주민설명회를 축하드린다’, ‘성공적 사업추진을 응원한다’, ‘정기총회 개최를 축하드린다’ 등 주요 건설사들의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지난달 말 개최된 신통기획 설명회에서 서울시가 49층 재개발을 제안하면서 자양4동 일대 빌라 소유주 사이에선 ‘성수 5지구’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는 등 옆동네인 성수전략정비구역처럼 초고층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였다.

자양4동은 77층 초고층 재개발을 추진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한강변 알짜부지로 지난 2022년 말 신통기획 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지난달 말 서울시가 자양4동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통기획 기본계획 수립 설명회 내용에 따르면 이 일대는 대지 용도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해 2950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시는 시뮬레이션을 거쳐 49층 높이를 제안했고 추후 창의·혁신 디자인이 적용되면 층수를 더 높일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계획안이 현실화되면 70층~80층 초고층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성수 1~4지구와 함께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일대에 신속통합기획 기본계획 수립 설명회 개최를 축하하는 건설사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신혜원 기자

종 상향을 통한 초고층 재개발 길이 열리면서 설명회 이전부터 드물던 빌라 매물은 더욱 희소해졌다는 전언이다. 자양4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통기획 매물 중 단독주택은 거주 연령층이 높고 덩치가 크다보니 원래 안 나왔고, 빌라는 급한 매물이 가끔 나오긴 하지만 이미 투자 목적으로 매수해놓은 수요자들이 대부분이라 웬만하면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안 되는 빌라 매물은 가격이 3.3㎡(평)당 7000만원 후반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자양4동 신통기획 사업지에 위치한 C빌라는 전용면적 28㎡ 투룸 타입이 8억원에 나와있다. 3.3㎡당 가격이 7729만원에 달한다. D빌라는 전용 29㎡가 7억원에 매물로 올라와있는데 지난 2022년 10월 같은 빌라 비슷한 면적 매물이 3억5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반도 안 돼 두 배 뛰었다.

이렇게 매물이 나와도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자양4동은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되기 이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관리돼 왔다. 지난 2021년 1구역과 2구역 따로 신통기획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자양4동 일대는 신통기획 후보 탈락지도 투기 방지를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포함한다는 서울시 방침에 따라 2022년 1월부터 지정돼 규제가 적용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면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빌라같은 경우 건축면적은 30㎡(9평) 미만으로 나오고 실 면적은 33㎡(10평) 정도 되는데 그런 곳을 7억5000만원 주고 들어와서 거주할 사람이 있겠나”고 말했다.

지난달 말 개최된 신속통합기획 기본계획 수립 설명회 자료 내용. [독자 제공]

이런 가운데, 자양4동 통합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시의 신통기획 계획안이 확정되면 그와 동시에 소유주 개별 추정분담금 산출을 진행해 6월 전까지 주민 찬반투표 등 관련 동의 절차를 마무리하고 올해 연말까지 정비구역으로 지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창의·혁신 디자인 적용 여부에 따라 층수 상향이 가능한 만큼 70층 이상 초고층 재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바로 옆 구역인 성수 4지구가 77층으로 추진 중이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이 돼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층수를 더 높인다고 해서 기부채납 비율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내부적으로 기부채납 순부담률이 성수전략정비구역(20.2%)보다 3~4% 낮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초고층 재개발을 반대하는 여론도 고려해 의견을 맞춰가며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내부 논의를 거쳐 조만간 자양4동 신통기획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후에 건축심의 과정에서 창의·혁신 디자인 적용 여부를 자세히 보는데 성수전략정비구역처럼 초고층 재개발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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