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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는 재택·독감은 개인휴가?…회사마다 다른 방침에 직장인 ‘혼란’
겨울철 코로나·독감 유행세 지속
새해 첫주 코로나 입원환자 병원급 859명
기업들 엔데믹 이후 ‘개인연차 사용’ 정비
일각선 재량 휴가·재택 권고…상대적 박탈감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 근무 방식을 놓고 제각각인 기업별 방침에 직장인들이 혼란스러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확진 시 격리 의무가 ‘권고’로 변경되면서 대다수 회사들이 재택근무나 개인 연차 사용을 장려하는 상황에서다.

감염 위험이 높다고 인식된 코로나 확진자에게는 재택을 권고하는 반면, 독감 환자에게는 사무실 근무를 권유하고 개인 연차를 쓰도록 하는 등 일각에 ‘고무줄’식 대응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아울러 일부 재량으로 여전히 유급휴가를 지급하는 곳들도 있어 직장인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 확산 등 근무환경이 변화하는 길목에서 불가피한 혼란이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이 선언됐지만 한겨울 코로나 유행세는 독감과 함께 지속되고 있다. 새해 첫주(12월31일~1월6일) 병원급 의료기관 218곳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859명으로, 전체 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의 30.3%를 차지했다. 독감(인플루엔자) 입원환자가 818명(28.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421명(14.9%) 등이 뒤를 이었다. 상급종합병원 42곳에 입원한 환자들 가운데서는 독감이 72명(31.7)로 가장 많았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44명(19.4%). 코로나19는 34명(15%) 순이었다.

이처럼 코로나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6월부터는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서 기업들은 방침을 재정비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매출 5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 조사’에서는 대상 기업 58%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이 해소된 상황에서 향후 재택근무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조사에서 향후 재택근무 확대에 대한 질문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64.5%), ‘코로나19 이전보다는 확대될 것이나 제한적일 것’(25.8%)이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다.

매출액 상위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활성화했지만 이미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기업들이 많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중견회사 직원인 김모(34) 씨는 “작년 연말 독감에 걸리고도 며칠간 마스크를 쓰고 사무실에 나와 동료들 눈치보며 일해야 했다. 몸살 기운이 심해 몸도 아픈데 쉬려면 연차를 써야 해서 악물고 버텼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로 옆 회사에 다니는 친구는 유급 병가 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 코로나 확진 후 며칠 쉬었다고 해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다니는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3일 유급휴가·2일 개인휴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오던 5일간의 의무 격리를 해제했다. 회사는 대신 근무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증상 정도에 따라 휴가시 개인 휴가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외국계 대기업에 다니는 정모(32) 씨는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돼 현재도 일주일에 2~3일은 재택을 한다. 작년 하반기 코로나에 걸려 하루 공가로 쉬었다”면서 “꼭 코로나나 독감이 아니더라도 매니저 허락이 있으면 하루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고, 증상이 심해 길게 쉬어야 한다면 의사 소견서가 있으면 유급 휴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나 독감 확진 판정을 받고도 그 사실을 숨기고 출근하는 직장인까지 늘면서, 겨울철 감염병 재확산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또 직장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근로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노사 자율로 재택근무나 유급휴가 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합의해가는 것이 좋지만, 우리 사회에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만연한 상황에서 이는 쉽게 풀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재택 확대 등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시장에서 노동자들의 선택을 받는 기업들이 되기 위해선 기업도 스스로 유연하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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