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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父 “미친…” 분노한 이유? 그가 본 ‘부모·지도자’ 역할 뭔가했더니
축구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이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캡틴' 손흥민 선수를 키운 아버지 손웅정 SON아카데미 감독이 자신의 자식 교육관을 밝혀 눈길을 끈다.

손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말은 못 하고 눈으로 보기만 한다"며 "누구나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성장한다"고 했다.

손 감독은 "부모는 TV 보고 핸드폰 화면 들여다보면서 애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하면 하겠는가"라며 "자녀가 책 읽기를 바란다면 거실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손 감독은 거실에서 TV를 없애고 집에 오면 핸드폰부터 치우는 게 가정 교육의 첫걸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솔선수범'이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라는 것이다.

손 감독은 "카페에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영상 보여주는 건 결국 부모가 편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 아닌가"라며 "나는 아이들 어릴 때 식당에 가면 흥민이 엄마와 번갈아가며 밖에서 애들 보며 밥을 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라면 배고픔, 불편함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며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고도 했다.

손 감독은 학습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놓고는 스스로 이루려는 동기를 꼽았다.

손 감독은 "많이 뛰어놀면서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다보면 어떤 아이든 '이런 것도 있구나, 이걸 잘해보고 싶어, 내가 이건 잘할 수 있어' 하는 것을 찾는다"며 "흥민에게는 그게 축구였을 뿐"이라고 했다.

유치원에도 의대반이 생길 정도로 의대 선호 현상이 국내에 극심한 분위기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손 감독은 흥분하며 "미친…"이라고 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아이의 재능은 '개무시'하고 당장 성적에만 목매는,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가 애들을 망친다"며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며 10만원 버는 것보다 재능이 있고 잘하는 일 하며 5만원을 버는 게 행복한 삶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체벌을 놓고는 "성서를 보면 '아이의 마음속에 어리석음이 자리잡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아버지가 자식을 체벌한다"며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아이에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고 정해줘야 한다. 그에 대해서는 끝까지 타협하면 안 된다"고 했다.

또 "대충대충 살면 이 세상에 설 곳이 없다.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애정을 전제로 깔고 이따끔 '큰소리'를 친다"고 덧붙였다.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가 나온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 방송화면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손감독은 손흥민이 여전히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말에는 "아니다. 토씨 하나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써달라. 월드클래스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64년 만의 한국대표팀 아시안컵 우승 전망과 관련해선 부정적이었다. 우승을 '못 할 것'이라기보다 '해서는 안 된다'는 쪽에 가까웠다.

손 감독은 "축구 실력,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다. 우승해서는 안 된다"며 "64년 동안 한 번도 우승 못 한 데 대해 나는 물론이고 모든 축구인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연히 한국이 우승하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런데 이렇게 준비도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갖고 (변화 없이)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 들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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