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유튜브 채널 OBS라이프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개그맨 이동윤이 자동차 리스 알선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

2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중고차 판매·리스업체 A 사의 대표 유모 씨와 회사 관계자들은 지난달 29일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이 회사는 이동윤이 모델로 있다.

A 사 측은 고객들과 자동차 리스 계약을 할 때 받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액은 2000억 원에 달한다.

A 사는 2010년 설립됐으며, 전국 각지에 지점을 둔 대형 중고차 판매 업체다. 2017년부터는 고객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자동차를 빌려 탈 수 있는 리스 사업도 시작했다.

A 사는 리스 사업을 하면서 차량 대금의 30~40%를 보증금으로 내면 월 납부료 절반 가량을 지원해 준다고 홍보했고, 해당 보증금의 70~80%는 계약만료 시 반환하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개그맨 이동윤과 배우 이세창을 전면에 내세워 광고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계약기간 만료 시점에 무더기로 고객들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이에 A 사가 신규 고객의 보증금을 받아 기존 고객의 보증금을 돌려 막는 일명 '다단계 폰지 사기' 형태로 사업을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까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는 1000~2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며, 피해액은 1인당 수천만 원에서 최고 7억 원까지 다양하다고 알려졌다.

A 사 측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동윤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동윤이 단순히 A 사의 광고 모델로만 활동한 게 아니라 직접 중고차 딜러로 나서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한 유튜브에 출연해 "3년 동안 200대 이상을 팔아 10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동윤은 지난달 자동차 유튜브 채널 '차나두'에 출연해 "날 믿고 계약해 준 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이렇게까지 되다 보니 본의 아니게 혼자 감당하는 것 같아서 공개적으로 나서게 됐다"라면서 "회사 시스템과 차량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사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씨는 한 매체에 “현재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치료받고 있다”며 “한편의 이야기만 듣고 단정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곧 회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니 양측 입장을 잘 듣고 판단하시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A 사 대표 유 씨는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서 “최근 모 유튜버가 저희 회사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불안감을 야기하는 영상을 계속해서 게재함에 따라 기존 고객들의 중도해지 및 (차량) 반납이 단기간에 급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회사는 정상적인 운영 및 자금 유동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 “현재 상황에서는 회사 운영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게 어려운 실정”이라며 “저와 회사는 고객님들의 요청 사항이나 피해에 대해 자구책을 마련해 시간이 걸릴지라도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동윤은 2005년 KBS 20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