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고금리에 주택 거래 부진…집값 전망도 9p 뚝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가라앉았던 소비심리가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소비자물가상승세가 꺾인 영향으로, 향후 1년간 물가 전망도 3개월 만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3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8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상승 전환한 것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물가상승폭 둔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 종료 기대 및 수출 경기 호전에 힘입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2022년)를 기준값 100으로 정해두고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보합세를 유지한 소비지출전망(111)을 제외하고 모든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향후경기전망(77)이 전달보다 5포인트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심리지수를 끌어올렸다.
현재경기판단(67)도 5포인트 상승했다. 생활형편전망(92)은 2포인트 올랐다. 현재생활형편(88)과 가계수입전망(99)이 각각 1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은행 제공] |
반면 소비자심리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CSI 구성 지수 중 금리수준전망(107)은 전달보다 12포인트 크게 하락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로, 하락폭만 보면 올해 2월(-19포인트) 이후 최대폭이다.
황 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으로 그간 오름세를 지속하던 시중금리가 안정되는 흐름을 보인 영향”이라며 “최근 미국 등 변수가 많아 금리수준 전망 변동폭이 큰 편이다. 평균 하락폭은 4포인트”라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93)은 대출 규제 강화 전망 및 고금리 지속 등에 영향받아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폭이 두 달 연속 둔화되고 거래량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9포인트 떨어졌다. 3개월째 하락세다.
물가수준전망(146) 또한 농산물·외식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3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 제공] |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3.9%로 4개월 만에 하락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2%로 세 달 만에 내렸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3.3%) 이후 5개월 동안 3.3~3.4%에서 머물렀지만 이달 들어 소폭 떨어졌다. 황 팀장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소비자물가상승률 오름세 둔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황 팀장은 “여전히 농산물·가공식품 가격이 높고, 소비자들이 향후 1년 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품목으로 공공요금 인상을 염두하고 있어 잠재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제유가도 변동성이 있어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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