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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번엔 ‘성장률 경고’...2040년대엔 마이너스 성장이라니

한국 경제성장률이 2030년대부터 0%대로 떨어지고, 204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는 한은 보고서(한국경제 80년 및 미래성장전략)는 충격적이다. 최악을 가정한 것이지만, 기존의 성장률 전망 중 가장 암울한 수치다. 한 예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0.7%로 유지된다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023~2030년 1.5%, 2031~2040년 0.9%, 2041~2050년 0.2%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KDI는 그나마 2040년대 성장률을 0.2%로 예상했는데, 한은은 아예 역성장으로 전망해 심각성을 더한다.

가장 큰 이유는 저출산 위기에 따른 생산성 감소 때문이다. 통계청은 지난주 장래인구 추계 보고서를 통해 10년뒤면 대한민국 인구 5000만명 선이 붕괴되고, 50년뒤면 인구 3분의1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을 내놨다. 한은의 최악의 성장률 경고는 이같은 국가소멸까지 대두되는 심각한 인구감소 위기론에 기인한다.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 투입 위축, 이에 수반되는 자본 투입 증가세 하락이 본격화되면 경제성장률을 논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최후의 경고장’인 셈이다. 한은이 보고서를 통해 추세를 반전시킬 특단의 인구 감소 탈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한은은 “성장률 제고를 위해선 가치관은 물론 취업, 결혼, 출산, 교육, 내집마련 등을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인구대책 없는 성장률 운운은 공허할 뿐이라는 의미다.

성장률에 대해 우리는 애써 장밋빛으로 보는 버릇이 있다. 70년대와 80년대, 각각 연평균 8.7%와 9.5%라는 ‘기적의 성장률’을 과시한 한국 경제는 지난 50여년간 연평균 6.4% 성장했다. 2020년대 이후 저성장 위기론이 들끓었지만, 과거 열매에 취한채 세계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 성장률도 좋아지겠지 하는 일부 시장 심리가 있어온 게 사실이다. 한은의 경고는 이런 낙관론의 폐기와 다름이 아니다. 저출산 위기를 뚫지 않으면 성장률은 더이상 없다는 것을 공식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저출산 탈출법으로 ‘인구 중대본’을 제안한 것은 이런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코로나19때 국민과 부처가 중대본을 통해 하나가 됐듯이, 매일 인구 상황을 챙기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실효성은 둘째치고라도 저출산에 대한 전사회적 경각심부터 불러일으키자는 뜻은 환영할 만 하다. 무엇보다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20년뒤 역성장할 것이라는 한은의 경고음 앞에선 민관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인구감소 추세, 반드시 반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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