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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올림픽 유치 땀흘린 재계 ‘代 이어’ 총력지원
삼성·SK·현대차·LG 표심잡기 앞장
물적 지원부터 네트워크까지 총동원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현대차그룹 아트카 차량(EV6)이 파리 개선문 앞을 지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를 유치할 때마다 재계가 흘렸던 굵은 땀방울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이어지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수십 년에 걸친 재계의 ‘대 이은’ 물밑지원은 이제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글로벌 3대 이벤트’로 꼽히는 엑스포 유치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 앞선 국제적 행사 유치 배경에는 재계의 전폭적 지원이 뒷받침됐다. 삼성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부터 국제 행사 유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유치에 이 선대회장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1996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역임한 이 선대회장은 개최지 투표를 앞둔 2010~2011년 사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평창올림픽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당시 1년 반 동안 11차례에 걸쳐 170일 동안 해외 출장을 다니며 스포츠 외교를 펼쳤다. 거리로 따지면 지구 다섯 바퀴가 넘는다.

현대차그룹의 국제 행사 유치 지원 노력은 그 역사가 꽤 깊다.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은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던 지난 1981년 ‘88년 서울 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정 선대회장은 IOC 총회 기간에는 한국 홍보관을 개소해 방문자들에게 한국과 한국의 올림픽 개최 가능성을 알렸다.

정몽구 명예회장 역시 2007년 ‘2012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 명예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홍보맨을 자처,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BIE 회원국 대표와 BIE 회원국 소속 현대차·기아차 대리점 사장단 등 230여 명을 초청해 직접 여수의 매력을 알렸다.

SK와 LG그룹은 한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2002 한일월드컵’ 유치의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2002 한일 월드컵 개최에 큰 역할을 했다. 1995년 전경련 회장 시절 도요타 쇼이치로 게이단렌(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에게 한일 관계 정상화의 일환으로 2002년 월드컵을 공동 주최하자고 제안했다. 도요타 회장은 당시 일본 측 월드컵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다만 최 선대회장은 1998년 8월 타계해 2002 월드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LG그룹 역시 물심양면으로 월드컵 유치에 힘을 보탰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초반에는 일본 단독 개최로 분위기가 기울었지만, 2002 월드컵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고 구평회 무역협회 회장(LG 창업고문)의 물밑 노력으로 한일 공동개최에 대한 이야기가 물꼬를 틀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결국 투표까지 가지 않고 한일 공동개최를 성사시켰고, 한국은 ‘4강신화’를 이루며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제 재계의 노력은 ‘부산엑스포 유치’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 등 주요 행사에서 다양한 유치 활동을 벌인 데 이어 BIE 총회 때까지 파리 샤를드골국제공항에서 14개의 광고판을 통해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한다.

2021년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전담조직인 ‘부산엑스포유치지원TFT’를 구성한 현대차그룹은 프랑스 파리 전역에서 이달까지 부산의 매력을 알리는 대규모 디지털 옥외광고를 상영하며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6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부회장급 최고경영진들로 구성된 ‘위(WE) TF’를 신설하고, 매년 경영전략 구상을 위해 개최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의 경우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었다.

서재근·한영대·김민지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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