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핵심 참모였던 문상철(40) 전 비서관이 안 전 지사를 보좌한 7년여간을 기록한 책 '몰락의 시간'이 22일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였던 안 전 지사가 성폭력 범죄로 몰락한 과정을 담고 있다.

안 전 지사는 2018년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추행했다는 사실이 폭로됐고, 징역 3년6개월형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지난해 만기 출소했으나 10년간은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문 전 비서관은 안 전 지사의 성범죄 폭로 당시 김 씨의 편에 서서 지지해줬던 인물이다.

책에도 안 전 지사의 여성 편력을 언급한 부분이 있다. 문 전 비서관은 "오래전부터 수행비서들은 인수인계를 주고받을 때 항상 지사의 여성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 지사의 여성 관계에 대해선 봐도 못 본 것이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무조건 지켜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며 "일정 중에도 여성과 관련된 비공개 일정들이 많았다"고 썼다.

안 전 지사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던 중에는 빡빡한 일정 중에도 유명 여배우를 보기 위해 차를 돌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안 전 지사는 당시 잡혀있었던 스튜디오 촬영 일정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여배우가 촬영차 스튜디오에 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는 스튜디오로 "속도를 내라"며 다그쳤다는 것이다. 안 전 지사는 여배우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계속 말을 걸었고, 이에 곁에서 보는 입장에서도 불안함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여배우는 얼굴에 불쾌한 기색을 비치며 스튜디오를 떴다고 문 전 비서관은 전했다.

안 전 지사가 여기자들과의 저녁 자리를 유독 좋아했다는 주장도 책에 있다. 한 여기자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예정된 일정까지 취소하고, 주위를 물리친 후 차 옆자리에 기자를 태운 일도 적혔다. 문 전 비서관은 '내가 지금 맞는 사람을 지지하고 있는 건가' 회의가 들었다고 회상했다.

안 전 지사는 외모 치장에도 큰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문 전 비서관은 "다른 정치인들과 외모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몸에 딱 붙는 슈트핏을 유지하려고 안경닦이조차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았다"고 책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