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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대출이 안나오니 집살 엄두가 안나요” 영끌족 발길 끊긴 노도강 [부동산360]
강북 중개업소 “최근 들어 거래·문의 급감”
노원·강북구 등 아파트값 하락세 이어져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단지 모습. 신혜원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9월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사라지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공급이 끊기면서 거래도, 문의도 거의 없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두세 달 전에 가격이 바짝 반등했던 분위기가 있었으니 저렴하게 내놓을 집주인도 없고, 살 사람도 없는 상황이에요.” (서울 강북구 미아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수세가 강한 서울 강북권 일대 부동산시장 침체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찾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노원구 월계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내놓은 매물 외에는 거래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특례보금자리론 축소, 50년 만기 주담대 폐지 등 대출 문이 좁아지며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겼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부동산시장 비수기로 분류되는 11월에 접어들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미아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한 달 새 문의전화가 급감했다”며 “상황이 급변해야 수요자들도 궁금한 게 생겨서 물어보는데 지금은 시장 자체가 주춤하다보니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센트럴아이파크’ 단지 모습. 신혜원 기자

강북구 일대에서 가장 가구수가 많아 꾸준히 매매되던 ‘SK북한산시티’(3830가구)도 거래가 뜸해졌다는 설명이다. SK북한산시티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요가 줄어드니까 매물이 많이 쌓여있다”며 “팔려고 하는 집주인들은 가격이 조금씩 올라오던 상황이어서 낮추기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SK북한산시티가 워낙 거래량이 많은 단지인데 요즘은 금액 조정이 안 돼 거래 자체가 안 되고 있다”며 “살 사람이 없으니 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든 셈”이라고 했다.

이처럼 급매 외에는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니 가격도 내림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도강 지역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강북구는 10월 셋째주 -0.01%의 변동률을 기록해 하락전환한 뒤 다시 0.01%로 상승했다가 11월 첫째주(-0.01%)부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노원구 또한 11월 첫째주 이후 -0.01%의 변동률을 보이고 있다. 도봉구는 상승폭이 점차 축소되며 11월 둘째주 보합을 기록했다.

SK북한산시티는 가장 최근에 거래된 전용 84㎡(지난 2일) 매물이 6억3300만원에 팔렸는데, 10월 말 같은 면적이 6억7300만원에 거래된 것 대비 약 일주일 만에 4000만원 내렸다. 노원구 월계동 ‘월계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 16일 8억9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돼 이달 초 거래가 9억4000만원보다 5000만원 하락했다.

월계동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월계동 일대 아파트들도 요즘은 급매만 나가는 상황”이라며 “지금 팔면 손해라는 걸 알지만 이자 부담때문에 두 손 들고 내놓는 경우나 다른 물건으로 갈아타려는 경우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세 상관없이 ‘이 가격에 팔아주세요’하는 물건들만 남아있고 사려는 생각 있는 사람들은 ‘조금만 떨어져라’하고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사일 기준으로 ‘2말3초(2월 말 3월 초)’가 제일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그때쯤 몇 개라도 매물이 나가면 안정적으로 가는 거고 아예 매수세가 없으면 가격은 더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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