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프리킥을 시도하는 이강인의 몸에 중국 관중이 쏜 레이저 포인터가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몇몇 중국 관중이 월드컵 예선 경기를 치르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해 녹색 레이저 빛을 쏘는 등 '선 넘는' 행위를 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지난 21일 중국 광둥성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C조 2차전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3-0 완승으로 완성했다.

그런데 일부 중국 팬들은 한국 선수의 얼굴을 겨냥해 레이저 불빛을 쐈다.

프리킥을 준비하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얼굴, 목, 어깨 주변으로 초록색 레이저 불빛이 드리워지는 장면이 수차례 화면에 포착됐다.

손흥민(토트넘)이 페널티킥을 준비할 때도 같은 색깔의 레이저 불빛이 손흥민 몸에 맴돌았다.

당시 실시간으로 경기를 보고 있던 누리꾼들은 채팅창에 "손흥민, 이강인에 녹색 불빛이 뭐냐", "시야를 가려 실수하게 하려는 듯"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상대 관중의 견제에도 2골 1도움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이강인 또한 손흥민의 두번째 골로 이어진 크로스를 정확해 배달해 A매치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전반 관중석에서 쏜 녹색 레이저 빛이 이강인의 플레이를 방해하고 있다. [연합]

이날 경기에서는 관중끼리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손흥민이 주장을 맡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유니폼을 입은 한 남성 팬이 주변 중국 관중과 말다툼을 벌이다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손흥민의 7번에 'SON'이 아닌 'WON'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남성이 인근 관중 여럿과 말싸움을 벌이다 중국 팬들을 도발하는 손짓을 보인다.

또 다른 영상에는 이 남성이 동행한 여성과 함께 주변 사람들에게 끌려 관중석 밖으로 쫓겨나는 장면도 포착됐다.

손흥민 유니폼을 입은 또 다른 남성이 옆 관중과 충돌하다 안전요원에게 제지되는 영상도 공유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두 남성에 대한 '신상털기'를 벌였다. 토트넘 유니폼 남성이 '선전대 정보과학학원' 재학생이라는 주장이 퍼졌다.

선전대는 "1차 확인 결과 우리 학교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학생이 없고, 해당 학원(단과대) 이름도 정보과학학원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냈지만, 누리꾼들은 이런 해명에도 조소를 보내는 중이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대표팀 손흥민이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

한편 싱가포르와 1차전(5-0 승)에 이어 2연승을 거둔 한국은 C조 1위로 3차 예선 진출을 조기 확정할 가능성을 키웠다.

한국은 중국과 상대 전적에서 최근 4연승을 포함해 22승13무2패로 앞섰다.

중국신문망은 "실력이 훨씬 좋은 한국팀을 상대로 중국팀은 끝까지 싸웠다. 적지 않게 위협도 했다"며 "결과는 패배였지만, 중국팀이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은 오히려 늘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