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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결정 미루는 기업들...연말 MMF 법인자금 급증
연초 138조서 11월 182조 증가
“고금리에 방어적 기조, 유입 지속”

단기 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쌓인 법인 자금이 이달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일단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방어적 투자 판단에서다. 특히 올 연말은 공매도 금지 조치와 내년 경기 침체 등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기업들도 투자 결정을 미루고 기업이나 주식, 채권 투자보다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MMF 잔액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MMF 잔액은 196조8936억원으로 10월 말보다 3조9772억원 증가했다. 전날(16일)에는 199조1304억원까지 치솟으며 200조원 돌파를 넘보기도 했다.

MMF 월 평균 잔고는 올 2월 200조5208억원으로, 글로벌 은행권 금융위기 우려에 사상 최대치를 찍은 바 있다. 이후 3월 192조원대로 내린 뒤 4~10월 내내 180조원대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 다시 190조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이달 MMF 평균 잔고는 195조9863억원으로 8개월래 최대치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한다. 수익을 추구하지만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는 상품이다. MMF 잔액의 90% 이상이 법인 자금이다. 통상 법인 MMF에 돈이 쌓이면, 기업들이 향후 경제·경기 상황을 회의적으로 보고 수시입출금한 MMF에 일단 돈을 옮겨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개인 MMF는 1200억원이 줄어든 반면, 법인 MMF 자금은 4조원 넘게 늘어났다.

이처럼 법인 MMF 자금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법인 MMF 잔액은 올해 초 138조원을 조금 못 미쳤지만 현재 182조원대를 웃돌고 있다. 3월 22일(182조3307억원) 이후 최대치다.

올 7월에는 법인용 외화 MMF까지 출시되면서 상품군도 늘었다. 기업의 수출입 과정에서 발생·보유하는 단기 외화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법인 외화 MMF는 출시 약 4개월 만에 8870억원으로 커지는 성과를 냈다.

KB자산운용 측은 “달러 MMF 펀드는 장부가 평가상품이면서 경쟁상품 대비 기대수익률이 높아 달러를 많이 보유한 기업이나 기관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며 “초단기 미국채의 금리가 당분간 5%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 미국이 금리인하 사이클로 접어들면 장부가 평가상품인 달러 MMF는 다른 달러상품 대비 투자매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도 MMF 상품이 자금 ‘블랙홀’이 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 MMF 잔액은 5조6595억달러(약 7278조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한 방어적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MMF는 안정적인 이자수익이 보장되는 동시에 현금화도 수월해 견조한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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