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등이 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약 70억원 대 전세사기범이 해외로 도주하면서 수사가 난항에 빠졌다.

18일 경찰 등 수사기관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에서 약 70억원대의 전세 사기를 벌인 임대인 이모 씨가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의 행방 또한 묘연해 수사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씨는 수원시 권선구 등지에 빌라 여러 개를 보유하고 임대했지만, 지난 8월 전세 보증금 반환을 앞두고 돌연 잠적했다. 이 씨와 각각 1억원대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던 임차인들이 잇따라 고소장을 내면서 피해 규모는 계속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이 씨에게는 수원중부경찰서 12건, 수원남부경찰서 6건 등 총 18건의 고소장이 접수돼있다. 피해자들은 이 씨 건물 세입자들의 예상 피해액이 지금까지 접수된 피해액보다 많은 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 씨가 경찰에 피소되기 전 연락을 끊고 해외로 도주한 상태라는 점이다. 경찰의 소환 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 9월 이 씨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하고, 지난달엔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지명 수배했으나, 도주한 뒤였다.

피해자들은 이 씨가 해외로 도주한 상태로 수사가 종결, 영구 미해결 사건으로 남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기소중지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수원중부경찰서 측은 우선 대략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 일부 고소건에서 나온 공범에 대해 수사를 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