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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배님들, 사회초년 서른 돌아가면 5천으로 뭐 투자?” [투자360]
젊은층, 월급으로 자산증식 어렵다는 판단
“5천이면 그냥 적금, 1.5억까지 모아 1주택 먼저” 조언도
2030 청년부채 1년간 133兆 급증
과도한 빚투 경계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17일 한 온라인 주식·투자 게시판에는 투자 관련한 조언을 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30세로 추정되는 이 사람은 ‘30살 초년생 투자 고민’이라고 제목을 적은 뒤 “선배님들, 순자산 5천(만원)을 가진 채로 30살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투자하실 것 같나요”라고 물었다.

이 사람은 “그냥 열심히 일 하면 될 거라 생각만 하고 달려왔는데, 월세 내고 생활비 내고 하니 생각보다 돈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라며 “이렇게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고민이 너무 많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서야 이것저것 공부하고 있는데 인생을 더 경험해보신 선배님들이라면 제 상황에서 러프하게나마 앞으로의 방향을 꾸려갈 것 같으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글에는 ‘5천이면 그냥 적금. 1.5억까지 모아서 장기대출로 1주택 먼저’, ‘주식을 합시다’, ‘테슬라’, ‘공부란 투자로 털려야 시작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올해 하반기부터 전세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 현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 아파트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가의 상승 폭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금리 상승도 전세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역전세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5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한편, 지난 5월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이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30대 절반 이상은 향후 부동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726명 가운데 40.8%는 현재 보유한 부동산은 없지만 투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고 8밝혔다. 현재 재테크, 투자수단으로 부동산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6.0%였고,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향후에도 부동산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는 23.3%였다.

특히 20∼30대 응답자 중 재테크, 투자수단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19.6%에 그쳤지만, 부동산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비율(54.5%)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현재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이 투자한 상품은 '기존 아파트'(47.5%)였다. 아파트 분양권·입주권(20.7%), 상가·오피스(7.7%), 오피스텔·토지(각각 6.1%), 재건축·재개발 정비구역(4.6%) 등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투자를 계획한다면 투자 비중을 늘릴 상품으로는 부동산이 39.9%로 가장 많았다. 예금·적금(19.8%), 주식(16.1%)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투자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이슈로는 '기준금리 변동'이 39.4%로 가장 높았다. 국내 경기 침체(23.3%), 부동산 거래 부진 및 청약시장 위축(12.4%),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2금융권 건전성 악화(7.4%),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상황(6.3%) 등도 변수로 꼽혔다.

재테크, 투자수단으로 부동산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투자 자금이 부족해서'를 52.1%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서(16.6%), 과거보다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서(11.8%), 부동산 정보가 부족해서(8.3%) 등이 뒤를 이었다.

게티이미지

이런 가운데 청년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2030 세대의 무리한 ‘빚투(빚내서 투자)’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1년간 국민이 진 빚이 47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청년 부채도 134조원에 육박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7월∼올해 7월 5대 은행 및 6대 증권사의 담보·신용대출·주식융자 신규 취급액은 476조938억원에 달했다. 신규 부채는 작년 대비 올해 1.5 배가량 늘었다. 대출과 주식 신규 취급액은 작년 하반기 186조3494억원이었으나 올해 1∼7월 289조7444억원으로 103조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60조7759억원에서 101조694억원으로 증가했고, 주식 신용거래 또한 102조5914억원에서 151조2781억원으로 신규 차용금이 늘었다. 조사 대상 5대 은행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이고 6대 증권사는 한국투자, 미래에셋, 삼성, NH투자, 키움, 메리츠 증권이다.

신규 부채 중에서는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에 293조원 넘게 몰렸다. 증권사에서 현금이나 주식을 빌려 매매하는 신용거래 취급액은 253조8695억원, 주식 대금 결제일까지 시차를 활용해 외상으로 투자하는 미수거래도 39조1561억원이었다.

주택 관련 자금 대출도 크게 불었다. 작년 7월 이후 1년간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161조8453억원이었다. 여기에 신용대출 21조2230억원을 포함하면 1년여간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에 183조원이 넘는 대출금이 동원된 것이다.

청년층인 20·30세대도 적지 않은 빚을 냈다. 작년 7월부터 1년간 청년이 낸 빚은 133조8093억원에 달했다. 특히 청년층은 한 해 동안 75조4604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8조4888억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주식 신용거래는 46조890억원, 미수거래 3조7709억원으로 빚투를 위한 부채 또한 적지 않았다.

신규 대출액이 늘면서 연체액도 함께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1조1764억원이었던 연체액은 올해 7월 1조7474억원으로 571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에서 4069억원의 연체액이 늘었고 주식 신용융자에서 779억원 증가했다. 20·30세대에서도 같은 기간 연체액이 1416억원 늘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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