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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골 타운하우스, 하루만에 한 채 뚝딱”
구례 모듈러 단독주택 단지 가보니
부지공사 8개월, 1일 한가구 조립
월 임대료 16만원·최대 4년 거주
DL이앤씨 “다양한 상품제공 계획”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준공한 국내 최초의 ‘타운형 모듈러 단독주택 단지’모습 [DL이앤씨 제공]

지난 13일 오후 KTX 남원역에서 승용차로 20여분을 내달려 도착한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한 단독주택 단지. 과거 눈썰매장이었던 부지를 깎아 만든 2만5127㎡ 규모의 대지에 신축 주택 26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황금들녘이 된 논밭과 지리산 자락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여느 시골의 경치 좋은 타운하우스 동네와 별다를 게 없다.

그러나 이곳은 국내 최초의 ‘모듈러 단독주택 단지’다. 보통 원룸, 기숙사처럼 1인가구 상품으로 나오는 모듈러 주택이 단독주택 형태로 준공됐다. DL이앤씨가 시공한 이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귀농귀촌족에 임대하고 향후 분양 전환하기 위해 지어졌다. 입주자들은 이달 말까지 들어오며, 월 임대료 16만원만 내고 최대 4년간 이곳에서 살 수 있다.

보통 철골 모듈러 주택은 1인 가구가 사는 크기의 1개 실로 만들어져 원룸, 기숙사 등으로 지어졌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건설 현장으로 운송되는 1개의 모듈러 유닛(unit·부문)만 활용한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운송 규제로 유닛은 1개 폭이 3.3m를 넘을 수 없는 데다 유닛 간 설치와 접합 등이 쉽지 않아서다. 이에 모듈러 주택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은 ‘좁은 원룸’혹은 ‘저렴한 컨테이너 주택’을 떠올린다.

그러나 구례 모듈러주택은 무려 11개의 철골 모듈러 유닛을 결합해 다양한 공간을 갖췄다. 이는 ‘유닛 조합 설계’, ‘무용접 커넥터’ 등 자체 특허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란 설명이다. 이날 둘러본 전용 면적 74㎡ 규모의 모듈러 주택 내부는 방 3개, 화장실 2개, 주방, 거실, 세탁실은 물론 2층의 서비스 공간인 다락까지 있었다. 이에 입주자 중에는 부부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구도 다수라고 한다. 가구마다 1층 공간과 연결돼 텃밭 등으로 쓸 수 있는 전용 면적 30여㎡(약 10평) 규모의 외부 공간도 마련됐다.

유닛 여러 개를 결합해 지었지만 마감공사를 거친 뒤라 접합부를 알아채기는 어렵다. 신동희 DL이앤씨 소장은 “맨눈으로는 절대 (유닛 간 결합부를) 알 수 없다”며 “기둥 중첩과 벽들을 이용해 보이지 않도록 건축 계획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방식에서 기존 모듈러 주택과의 최대 차이점은 무용접 커넥트 기술이다. 김승일 DL이앤씨 모듈러 기술상품 TF팀장은 “보통 모듈러 주택에서 일반적인 용접이 아닌, 무용접 기술을 적용해 볼트로 조립했다. 이에 용접으로 인한 변형, 뒤틀린 파손 등 하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사 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1년 4개월이 걸렸다. 이 중 부지 조성공사만 8개월, 공장에서 유닛을 제작하는 기간은 약 3개월이 걸렸다. 이후 유닛을 옮겨 설치하는 것은 금방이었다. 모듈러 주택 1가구를 짓는 것은 하루 정도 걸려, 26개동은 한 달 만에 완성됐다. 이후 조경, 마감 공사 등을 거쳐 모듈러 타운이 완성됐다.

임대주택이므로 최고급 마감재까지는 아니지만 모던한 마감과 외장재에 신경을 썼다. 김승일 팀장은 “단지 외부에 적용된 자재는 석재처럼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가볍고 내구성 좋은 자재를 사용했다”며 “북유럽에서 쓰는 락판넬 소재를 국산화해 사용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특성상 아파트보다 비싼 관리비를 고려해 에너지 절감을 위한 요소도 적용했다. 신 소장은 “아파트가 에너지효율은 더 높지만, 대신 이곳은 제로에너지 5등급 하우스다. 주택 상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고, 기밀 성능도 아파트 수준으로 공사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전남 구례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을 시작으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이 마음대로 평면을 계획할 수 있고, 살다가 고칠 수도 있도록 연구 중이다. 표준 모듈러 유닛을 골라 원하는 평면을 계획할 수 있는 ‘멀티 커넥션 기술’, 기존에 거주하던 모듈러 유닛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해체·이동해 재설치·재활용이 가능한 ‘기초-유닛 해체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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