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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 금지는 ‘화룡점정’?…소맥·라면·과자株 ‘고공비행’ 이유는 [투자360]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 5.99% 상승…전체 1위
주가 상승률 상위 음식료株, 공매도 금지 후 잔고량 감소율 두 자릿수
실적 호조·향후 수익성 개선 기대감 투심 자극…주가 ↑
K-푸드 글로벌 시장 호조·원료비 ↓·판가 인상 등 호재 이어져
[게티이미지뱅크, 각사 제공,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저 2200대에서 최고 2500대까지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 내 높은 변동성을 보인 최근 한 달간 대표 ‘방어주(株)’로 꼽히는 음식료주만큼은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고공비행’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불고 있는 ‘K-푸드’ 돌풍에 실적 전망이 연일 상향되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 금지 조치로 단시간 내 ‘숏 커버링(공매도 잔고 청산)’이 큰 폭으로 발생하며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사라지면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10월 13일~11월 14일) 한국거래소(KRX)가 도출한 총 46개 코스피 시장 관련 산업지수 가운데 ‘음식료품’ 지수 변동률은 5.99%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등락률이 -1.88%로 약세를 보인 것과 대비되는 선명한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최저 2277.99(10월 31일)에서 최고 2502.37(11월 6일)까지 불과 4거래일 만에 224.38포인트만큼 뛰어오를 정도로 롤러코스터장세를 보이던 가운데서도 음식료품 지수는 안정적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음식료주가 강세를 보인 데는 지난 6일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도 한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에 포함된 시총 상위 15개 종목 중 주가 상승률이 높은 종목들은 대부분 공매도 금지 이후 공매도 잔고량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거나, 공매도 물량이 ‘제로(0)’인 경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 1개월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하이트진로(17.96%)의 경우 공매도 금지 전 거래일(3일) 대비 지난 9일 종가 기준 공매도 잔고량 증감률은 -13.22%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률 2~5위를 기록한 롯데칠성(주가 상승률 16.87%), CJ제일제당(14.16%), 롯데웰푸드(12.49%), 삼양식품(9.32%)의 공매도 잔고 증감률도 각각 -10.14%, -10.16%, -23.91%, -19.25%로 나타났다. 주가 상승률 7위에 이름을 올린 빙그레(8.4%)의 경우엔 공매도 잔고가 전혀 없었다.

공매도 금지 조치로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실적 호조와 향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하며 주가 상승세에 시동을 건 것이 깔려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9월 30일~10월 31일) 주당순수익(EPS) 전망치가 가장 높게 상향된 섹터에 음식료품이 꼽히기도 했다. 종목별 EPS 상향률 순위는 삼양식품(24.61%), 대상(9.72%), 농심(4.42%) 순서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K-푸드 수출에 탄력이 붙은 데다 원재료 가격 안정이 수익률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미 시카고상품거래소 선물 시장 등에 따르면 11월 밀의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 당 가격은 평균 5.69달러로 지난해 5월 평균 가격(11.46달러) 대비 50.3%나 하락했다. 다른 주원료인 팜유(-41.8%), 옥수수(-39.4%), 대두유(-38.3%) 등의 가격도 정점 대비 내림세가 이어졌다.

주류(酒類)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주가 상승세는 소주, 맥주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 역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주류업계가 국내 증시에서 소외됐던 만큼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초기 물량 저항 등을 고려할 시 하이트진로의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25%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번 소주 판가 인상으로 내년 손익은 지난 3년 평균 수준까지 회복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라면·과자주의 질주도 무섭다. ‘불닭볶음면’을 내세워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9일 21만2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곡물가 하락세로 매출 중 원가 비중이 작년 72.4%에서 올해 66.3%로 떨어지고, 영업이익률은 9.9%에서 11.8%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심 역시 K-푸드(Food) 열풍으로 해외 라면 판매가 꾸준한 가운데 월(月)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먹태깡’의 활약으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4%나 증가한 55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롯데웰푸드는 올 3분기 증권가 컨센서스보다 10%나 웃도는 영업이익 806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인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투심 덕분에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다. 또, CJ제일제당은 3분기 실적에선 부진했지만 식품 부문 수익성 개선에 감익 폭이 제한적이란 평가 덕분에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주의 견조한 가격 흐름은 ‘기관’ 투자자의 견고한 투심 덕분이기도 하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 시총 상위 주요 종목 중 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모두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액이 각각 365억원, 206억원, 282억원, 12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각각 530억원, 273억원, 363억원, 103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던 개인 투자자의 팔자세에 대응해 확실한 주가 방어 역할을 한 것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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