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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화물 팔고 거래조건 개선…M&A 향방은 [주간 '딜'리버리]
대한항공 기지급 7000억 계약금 사용 가능
CB 차환 발행, 비용 절감 효과
IB 업계, 거래 종결 여부 주시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11월 첫째 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3년간 지체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딜이 일부 진전돼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 분리매각을 수용하면서 대한항공과 기업결합 승인 가능성을 높였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은 재무 부담을 보완할 거래 조건을 확보해 유동성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물론 이번 거래에 불확실성이 잔존해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여러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는 상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M&A 계약이 일부 변경됐다. 전일 양사는 유럽 집행위원회(EC)로부터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매각 등의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M&A 계약이 처음 체결됐던 2020년 11월에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했다. 계약금으로 7000억원을 수령했으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자금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변경된 계약 조건에 따르면 EC에서 양사 합병을 승인할 경우 1500억원은 이행 보증금으로 전환된다. 계약이 해제되거나 거래가 종결되지 않을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이 이행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는 없다.

또한 EC에 최종 시정조치안이 제출된 직후부터 아시아나항공은 운영자금 사용 목적으로 계약금 인출이 가능해진다. 거래가 최종 무산될 경우 이미 사용한 계약금에 대해서는 최대 2200억원 한도 내에서 영구전환사채(CB)로 전환하거나 대여금으로 인식하기로 합의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자비용도 눈에 띄게 줄어들 전망이다. 3년 전 대한항공을 상대로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영구 CB는 차환 발행하기로 했다. 기발행 CB의 경우 쿠폰금리가 9.7%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나 신규 CB의 금리는 4.7%로 500bp 넘게 낮춘다.

대한항공은 거래 성사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에 재무적 완충 지대를 만들어준 모습이다. 양사 모두 투자금 손실과 유동성 부담을 피하려면 합병 의지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최종 의사결정은 해외 경쟁당국 몫으로 거래의 불확실성은 유지되고 있다. EC와 함께 미국과 일본에서도 기업결합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IB 업계에서는 해외 경쟁당국의 행보를 예측할 수 없어 이번 거래가 불발될 가능성 역시 주시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계약이 무산될 경우 KDB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재매각을 추진할 개연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재무적으로 열위한 점은 부담 요소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 2098%, 순차입금이 5조2237억원을 기록 중이다. 9월 기준 상환해야 할 공적 지원금만 2조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항공업은 경기 민감도가 높아 사이클이 있지만 상징성과 중요도 생각하면 대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매력적인 매물로 볼 수 있다"며 "대기업의 우량한 신용등급을 감안하면 조달 비용 부담도 제한적인만큼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매물로 나올 경우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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