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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고 입는 체감물가 '껑충' 월급은 '마이너스'..."물가 더 오른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시민.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사과, 토마토, 오이 뭐 별 거 담지 않아도 너무 많이 나와요. 어제도 토마토 1㎏에 1만2000원을 주고 샀는데, 장 한 번 보고 나면 남는 게 없어요. 월급은 오르지 않고 물가는 오르니….”

물가가 치솟다보니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이 지난 8월까지 6개월째 감소했다. 통장에 찍히는 월급(명목임금)은 늘었지만, 정작 물가를 반영한 월급(실질임금)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필수 소비항목인 먹거리와 입을거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체감물가는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치솟는 물가가 좀처럼 쉽게 잡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를 기록한 가운데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이를 크게 웃도는 4.6%를 기록했다. 지난 2월(5.5%)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10월 물가 상승의 주범은 농축수산물과 의류 및 신발 등이다. ‘의식주’ 가운데 식비와 의류비가 치솟은 셈이다.

농산물이 가장 많이 올랐다. 올해 6~8월 전국 평균기온이 과거 30년 평균인 23.7℃보다 1.0℃ 높은 24.7℃를 기록하면서 농산물 수확이 떨어진 탓이다. 사과는 작년보다 72.4% 폭등했고, 상추도 40.7% 치솟았다.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마저도 19.1% 상승했다. 의류 및 신발 상승률은 8.1%로 지난 1992년 5월(8.3%) 이후 3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집을 제외한 ‘먹고 사는데’ 필요한 필수 품목이 모두 급등한 셈이다.

이 탓에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83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을 뺀 여윳돈을 말한다. 가구 처분가능소득이 감소한 건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에서도 드러난다. 8월 기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세전)은 374만2000원이다. 지난해 8월(370만2000원)보다 4만원(1.1%) 늘었다. 하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333만2000원으로 이는 작년 8월 실질임금(340만8000원)보다 7만6000원(2.2%) 줄어든 액수다. 통장에 찍힌 월급은 늘었지만,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줄었다는 뜻이다.

실질임금이 이렇게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벌써 6개월째다. 이러다보니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월평균 임금은 391만6000원으로 7만9000원(2.1%) 늘었지만, 월평균 실질임금은 전년보다 줄었다. 1~8월 물가 수준(3.7%)을 반영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3만원으로 전년 동기(358만6000원)보다 5만6000원(1.6%) 적다. 1~8월 기준 실질임금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물가 흐름의 최대변수인 국제유가도 상황이 좋지 않다. 세계은행(WB)은 최근 ‘원자재 시장전망’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주요 산유국이 석유 수출 감축에 나설 경우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600만~800만 배럴씩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가는 56~75% 치솟아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4분기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과 우유 원유값 인상에 따른 가공식품 인상(밀크플레이션)폭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따른 고환율도 물가 불안의 한가지 요인이다.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가치의 하락이 수입 물가를 높여 업계의 생산비 부담을 키우게 되기 때문이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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